1차연성/코마세이

[코마세이] 썰 백업

닌란(NINRAN) 2024. 5. 26. 16:07

**앞으로 모든 코마세이 썰들은 여기에 백업할 예정

**괜찮은 썰 있으면 소설로 창작할 수 있음

**닌타마 기반 자캐 커플

**갱신 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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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00% 노력파 세이지와 게으른 천재 코마

 

세이지는 금욕적이고 좀 틀딱같은 면이 있긴 하지만 남들보다 몇배는 더 노력하는 굉장한 노력가. 평상시에도 조용하고 남들 눈치는 안보는 성격이지만 딱 한번 예민해지는 시기가 있는데 그때가 바로 졸업 직전. 낙제를 받으면 유급이기 때문에 조심해야하는데 세이지가 낙제를 받을 정도로 공부를 못하는건 아니지만 늘 상위권을 유지했기 때문에 항상 예민해져있다. 

 

아니 그냥 소설 하나 만들었는데........

 

(여기서부터 소설처럼 씀)

 

세이지는 늘 침착하고 신중했다. 그날도 신중하게 시험을 대비하고 실기시험만 잘 통과하면 졸업은 문제없는 상황이었다. '필기 정도는 간단해. 문제는 실기인데' 세이지는 그 말만을 계속 입에 가둔채로 운동장을 수십번 돌았다. 학년을 거듭할 수록 실기시험이 어려워지는 것은 닌술학원에 있어서 당연한 이치였다. 요며칠 사이에 졸업을 하여 다른 성에 취직을 하고 진정한 닌자로서 새삶을 살아야 하는데 자기 몸을 지킬 수 있는 기술을 가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세이지 선배~"

 "코마."

 

 세이지는 자신만큼 닌자에 맞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신이 가진 이 성격이 닌자와 어울린다고 믿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실기에서 떨어지는 날도 많았고 컨디션이 나쁘면 필기부터 성적이 나쁠때도 있었다. 세이지는 성적에 있어서 남들보다 배로 예민했다. 흔히 말하는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다. 남들보다 몇배 노력해도 늘 제자리걸음. 세이지는 이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인정하려고 하지 않았다. 남들보다 뒤떨어지는 건 싫다. 죽기보다 더 싫어. 세이지는 울컥 올라오는 분노에 그만 입술을 깨물었다. 

 

 "선배?"

 "어....어?"

 "그렇게 입술을 깨물면 아프지 않아요? 무슨 일 있어요?"

 ".....별거 아니다."

 

 코마는 세이지의 후배이자 세이지의 유일한 이해자다. 누구보다도 세이지를 걱정하고 세이지를 동경하는 후배다. 세이지도 그를 좋아했지만 이번건은 조금 입장이 다르다. 코마는 능청맞게 주어진 일을 순식간에 해치우는 녀석이다. 흔히 말하는 천재다. 모든 면에서 만능이었지만 큰 굴곡 없이 순탄한 인생을 지내온 탓에 따분한 일상을 지내고 있을 터였다. 자신과 전혀 다른 세이지에게 흥미가 생겼고 열심히 노력하는 그를 진심으로 존경했다. 

 

 "코마. 5학년도 이번에 시험이 있었지? 잘 나왔나?"

 "아 시험이요? 네.... 그냥 그래요. 늘 똑같죠 뭐."

 "내년이면 더 어려워질거야. 지금부터 기초를 잘 다져놔라."

 "그런거 따분해요. 이번 시험도 순탄하게 잘 지나갔는데요 뭘."

 

 세이지는 코마의 그런 부분을 그닥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지만 성적은 늘 좋았기 때문에 나무랄 수 없었다. 무엇보다 자신의 시험이 더 급했기 때문에 후배를 챙겨줄 시간 따위 없었다. 코마는 요령이 좋아서 시험은 간단히 통과했다. 그걸 세이지도 알고 있었다. 후배에게까지 열등감을 내비치는건 정말 꼴볼견이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한시가 급한 이 시기에 요령 좋은 녀석을 부러워하는것도 당연했다. 물론 그럴 마음은 없었지만 세이지 본인도 아직 어린 나이었던지라 해서는 안되는 말을 해버리고 말았다. 

 

 "요령 좋게 금방 해내는 네가 나의 기분을 알리가 없지...."

 "갑자기 무슨 소리에요? 시험 때문에 그러세요?"

 "시끄럽다. 난 너와 놀아주고 있을 시간 없어. 다른 곳 가서 알아봐."

 "딱히 놀려고 온건.... 훈련에 어울려 주실 수 있나 싶어서...."

 "어울려? 내가?.... 됐으니까 저리 가라."

 

 돌아선 세이지의 팔을 먼저 잡은건 코마쪽이었다. 머릿속이 온통 시험으로 가득해서 가뜩이나 신경이 날카로운데 함부로 몸을 만지는 것도 짜증이 났다. 

 

 "자,잠깐만요! 저 진짜로 진지하게 실기 시험 대비를 하려고...."

 "이거놔!"

 

 거칠게 코마의 팔을 뿌리치고 쌔액쌔액 소리를 내며 얼굴을 구겼다. 당황한 코마의 얼굴이 바로 눈앞에 보였지만 지금은 후배의 뒤치다꺼리를 봐줄 여유따위 없었다. 세이지는 손으로 앞머리를 잔뜩 헝클이곤 지끈거리는 미간을 지긋이 눌렀다. 눈부신 후배를 제대로 볼 수가 없었던 것일까. 

 

 "......선배는 바보! 멍청이!"

 "아아?"

 "전 진심으로 선배를 존경한다고요! 늘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도 멋지고 닌자에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그런데 지금은 이게 뭐에요? 시험에 떨어질까봐 초조한건 알겠는데 지금 완전 꼴볼견이라고요! 알아요?!"

 "이게 선배한테...!"

 

 코마는 분명 예의가 바른 아이다. 남들에게도 잘 웃고 건강하고 활기찬 아이인건 틀림없다. 하지만 가끔 제멋대로 구는 면도 있어서 늘 예의와 선후배간의 관계를 중시하는 세이지의 심기를 건들이곤 했다. 코마의 말이 결코 틀리지 않았다. 세이지가 단순히 학업 스트레스로 인해서 코마에게 화풀이를 하고 있을 뿐이다. 자신도 그걸 알고 있고 지금 자신의 모습이 처량하다는걸 알고 있음에도 울컥 쏟아지는 이 분노와 열등감을 지울 수가 없었던 것이다. 

 

 먼저 소리 친건 코마였지만 먼저 눈물 보이고 도망간 것도 코마였다. 본인도 선배에게 그래서는 안된다는걸 알면서도 말하지 않으면 전해지지 않으니까 말할 수밖에 없었다. 세이지는 평상시에 자기 이야기를 안하니까 늘 코마가 독심술을 쓰듯 세이지의 기분을 읽어내야 했다. 하지만 이대로는 안돼. 이대로는 세이지 선배가 망가져버릴거야. 코마는 세이지가 자기에게 화풀이를 했을때 그 생각이 들었다. 분명 선배가 나를 다그치려고 쫓아오겠지. 그때 제대로 사과하고 얼굴을 마주하면 돼. 얻어맞아도 상관없어. 코마는 선배가 자길 꾸짖더라도 자신의 진심이 닿기를 바랐다. 

 

 ".....!"

 "코마!!!"

 

 너무 안일한 생각이었다. 여긴 닌술학원. 언제 적이 들어와서 닌자의 병아리들을 잡아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곳. 코마가 뒤를 돌아서 세이지를 힐끗 쳐다보려는 순간 검은 닌자복장을 한 적을 눈치채지 못하고 그대로 납치 당했다. 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세이지도 어안이 벙벙했다. 하지만 곧바로 피가 거꾸로 식는 기분을 느끼게 되었다. 

 

 "큰일....났다....."

 

 세이지는 전속력으로 달렸다. 적이 어디있는지도 모르지만 무작정 달렸다. 호흡이 일정하지 않고 제멋대로 몸이 움직이는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손발이 저려서 나무에서 떨어져 나뒹굴기도 수십번이었다. 온몸이 만신창이에 흙투성이가 되어도 멈출 수 없었다. 적에게 후배를 빼앗겼다. 그것만이 아니었다. 방금까지 자기가 했던 말을 주워담을 기회조차 주어주지 않을 것 같아 더 무서웠다. 적은 어디에 있지? 고문이라도 당하고 있으면? 혹시 이미 늦은건 아니겠지? 

 

 "그때.... 그말을 하는게 아니었는데....."

 

 세이지는 달리던 발을 멈추고 숲속 한가운데에 서서 자신이 저지른 죄를 곱씹어 생각했다. '꼴볼견'이다. 그야말로 최고학년이라는 칭호에 걸맞지 않은 최악의 사건이다. 선배가 후배에게 열등감을 느껴서 후배를 죽이게 만들다니. 교장선생님이 알면 뭐라고 하실까. 동급생들이 알면 나를 한심하다고 생각하겠지. 5학년들은 나를 원망할거야. 세이지는 점점 죄책감의 구렁텅으로 빠져들었다. 

 

 "....야...그래..!...그렇다...!야잇...!"

 

 저쪽에서 누군가가 싸우는 소리가 들린다. 세이지는 귀를 기울이며 조심스레 발을 옮겼다. 소리가 나는 곳에는 아까 코마를 납치한 닌자와 코마가 있었다. 코마는 비록 나무 기둥에 묶여있었지만 다행히 무사해보였다.

 

 '코마...! 다행이다. 늦지 않았어.'

 

 세이지는 숨을 죽이고 조심조심 발걸음을 천천히 옮겼다. 코마가 묶여있는 나무 기둥에 거의 다왔다. 이제 코마의 밧줄을 자르고 도망가기만 하면 돼. 세이지는 밧줄을 자르려고 품에서 쿠나이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본인이 왔다고 해서 코마가 자신을 용서해줄지는 모른다. 확신이 서지 않았다. 

 

 "쬐끄만게 되게 쫑알거리네! 조용히 좀 해라!"

 "너 같으면 붙잡혀 있는데 얌전히 죽음을 기다리겠냐? 너 완전 실수한거야. 방금 내 뒤에 있던 선배가 닌술학원에서 가장 센 사람이라고!"

 "그래서 내가 너를 데려온거 아니야! 됐으니까 얼른 닌술학원 교장선생의 약점을 말해!"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그리고 알아도 너 같은거에게 알려주겠냐?! 지금쯤 내가 없어진걸 알고 닌술학원 전체가 난리가 났을거다. 세이지 선배가 6학년 선배들을 데리고 날 구하러 올거야."

 "안구하러 오면 어쩔려고 그러냐?"

 "구하러... 올거야. 분명."

 

  나무 기둥 뒤에서 조용히 듣고 있던 세이지는 코마의 말의 의미를 생각했다. 너한테 그렇게 심한말을 했는데 너는 아직 나를 선배라고 생각해주는구나. 눈을 살포시 감고 추억을 떠올렸다. 후배를 위해 뭐든지 하겠다고 했지만 자신의 모습은 그야말로 볼품없는 한심한 녀석이었다. 그에비해 코마는 눈부시게 빛나는 아이다. 그러니까 이번에야 말로 제대로 선배다운 모습을 보여줘야지. 

 

 "어짜피 약점도 모르는데 살려둘 이유가 없지. 귀가 아플 지경이었는데 잘됐군. 이대로 보내주마!"

 "흐익....!"

 

 챙-

 

 나무 기둥에서 숨어있떤 세이지가 높게 날아올라 닌자의 검과 맞붙었다. 키기긱. 철이 부딫히는 소리가 날카롭게 귀에 꽂힌다. 세이지는 뒤를 흘끗 보더니 소매 안쪽에서 작은 수리검을 꺼내 코마쪽으로 던졌다. 정확히 밧줄만 스르르 끊어졌다. 코마는 자유의 몸이 되어 멀뚱히 세이지의 뒷모습을 보더니 '뭐해 얼른 안피하고!'라는 외침을 듣고 정신을 차려 급하게 이 상황을 빠져나갔다. 

 

살의를 머금은 6학년의 눈은 무섭다.

 

 "뭐,뭐야 넌...."

 "네놈한테 가르쳐줄 이름은 없다."

 

-

 

 코마는 그 환경에서 빠져나와 숲속 한가운데에서 새소리를 들으며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세이지 선배가 자신을 구하러 와준건 너무 고마운 일이었지만 한편으로 걱정이 되기도 했다. 세이지 선배가 그 닌자에게 당하면 어쩌지? 그런 생각이 뇌 한쪽에 자리잡고 있었다. 물론 세이지가 질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만에 하나 잘못되기라도 하면 큰일이다.

 

 "역시 그때 그렇게 말하지 말걸 그랬나...."

 "뭘 그렇게 말하지 마."

 "....! 세이지 선배!!"

 

 숲속에서 두 사람은 드디어 합류했다. 세이지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얼굴에 묻은 흙을 닦았다. 손에 쥔 쿠나이에 아무런 혈흔이 없는걸로 봐선 적을 놓친 것 같았다. '후우...' 한 숨을 내뱉고 나서 쿠나이를 다시 품안에 집어 넣었다. 

 

 "다친덴 없나?"

 "네에...."

 "무사해서 다행이야."

 "........흐윽."

 "왜,왜울어 갑자기?!"

 

 긴장이 풀린 탓에 코마는 참고있던 눈물을 팡하고 터뜨렸다. 방울방울 떨어지는 눈물을 손등으로 대충 닦으면서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큰소리로 울어재꼈다. 처음이었다. 코마는 늘 쿨하고 침착한 5학년이었기 때문에 좀처럼 눈물을 보이는 법이 없었다. 특히나 세이지 앞에선 멋진 후배로 보이고 싶어서 그런 일을 좀처럼 없었다. 

 

 "흐아앙~ 무서웠단 말이에요오.... 선배가 나 안구하러 오면 어쩌지 하고...."

 "내가 널 구하러 오지 않을 이유가 없잖아."

 "그,그치만.... 아까 제가 심한 말을 해서 선배가 화가나서.... 흐윽... 안구하러 올까봐...."

 

 세이지는 우는 코마의 머리를 두어번 쓰다듬었다. 아까의 열등감은 뭐였는지 까먹을 정도다. 천재여도 고작 14살 어린아이에 불가하다. 세이지도 따지고보면 15살이라 크게 차이는 나지 않지만 경험의 관록이 달랐다. 항상 피비린내가 나는 전장에서 실기 경험을 쌓은 세이지와 다르게 5학년인 코마는 아직 그런 관록이 없었다. 이제부터 그런 경험을 하나씩 많이 만들어가면 되는거다. 세이지는 지금까지의 학업스트레스가 전부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마음이 편안해지는걸 느낄 수 있었다. 뇌가 상쾌하고 심장이 도로 시원해진다. 

 

 "아. 사과하는걸 잊을뻔했네. 아까는 내가 미안했다. 너무 심했어."

 "아니에요. 후배인 제가 그렇게 말하면 안되는거였는데 죄송해요."

 "아니. 아까건 명백한 내 잘못이야. 네 말이 맞아. 덕분에 눈을 떴어 고맙다."

 

 서로가 얼굴을 마주하고 배시시 웃었다. 세이지는 입꼬리만 올리는 정도였지만 그래도 세이지 나름대로의 편안한 얼굴이었다. 

 

 "너 붙잡힌 것 치곤 잘 말하던데? 실기도 성적이 좋은가보구나."

 "다 들으셨어요....? 으아... 그거 무서워서 아무말이나 막한건데.... 실기 시험 그렇게 좋지 않아요. 필기는 한번 배우면 다 외워서 괜찮은데 실기는 변수가 많잖아요."

 "곧 잘 하게 될거야."

 "그,그럼 저 실기시험 훈련 좀 봐주세요....! 사실 그말할려고 오전에 왔던거라."

 "알았어. 대신 각오 단단히 해라."

 "...넵!"

 

 코마의 미소는 늘 눈이 부시다. 세이지에게는 벅찰만큼. 헤헤. 멋쩍게 웃는 코마의 얼굴을 마다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 그리고 이제는 그 미소를 지켜줘야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