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이레/연성교환

[이나크로] 에이알파 -리더

닌란(NINRAN) 2019. 3. 21. 22:27

**잭이와 연교.

 

-----------------------------------------------------------------------------------------------------------------------------------------------------------------

 

 에이남은 프로토콜 오메가에 선택되었다. 딱히 그렇게 잘하는 축구실력이 아님에도 프로토콜 오메가에 들어가게 되었다. 사실 '에이남'이라는 이름도 이곳에 와서 붙여진 이름이지 원래는 이름도 나이도 모르는 시설내의 아이일뿐이었다. 하지만 팀에 들어오면서 이름도 생겼고 새로운 동료들도 많이 생겼다. 하지만 동료들이 많이 생겼다고 한들 낯선환경에는 좀처럼 적응을 하지 못했다. 워낙 낯가림이 심했고 체구도 작았기 때문에 남들과 대화하기는 늘 어려웠다. 

 

 "너가 에이남이야?"

 "누,누군데 넌."

 "난 레이자. 한 팀으로서 열심히 하자."

 

 혼자 동떨어져있는 에이남에게 먼저 악수를 건넨건 레이자였다. 풍성한 노란색 머리카락에 구릿빛 피부 그리고 어딘가 모르겠는 오묘한 분위기가 풍기고 있었다. 에이남은 레이자의 악수를 흔쾌히 받더니 다시 뒤돌아섰다. 

 

 "좀 있으면 주장이 올거야."

 "그게 누군데."

 "알파님이지. 나도 아직 한번도 못봤어. 하지만 실력이 엄청 대단하다고 하던걸?"

 

 알파? 별난 이름이네. 에이남은 생각했다. 하긴 이 곳에 있는 사람들의 이름은 모두 시설이 붙여준 이름일뿐이지 진짜 이름들은 아니니까 무슨 이름이든 상관없을것이다. 에이남은 자신이 앞으로 따라야하는 그 '알파님'이라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레이자와 함께 그라운드 중앙으로 갔다. 그곳에는 이미 많은 이들이 모여있었고 곧 알파가 모습을 드러냈다.

 

 "앞으로 프로토콜 오메가를 이끌 리더 알파다."

 

 소장이 알파를 소개하자 그 뒤에 있던 알파는 무표정으로 자신의 이름만 반복한채 주장 완장을 차기 시작했다. 갑자기 결성된 팀이기에 그의 실력을 의심하는 자들도 있었다. 알파는 그 비웃는 자들의 코를 납작하게 눌러주기 위해 가볍게 축구공을 찼고 그대로 직선으로 아주 강력한 슛을 넣었다. 어안이 벙벙해진 선수들은 한동안 조용해졌다. 

 

 "저 사람이 앞으로 우리가 따라야할 리더..."

 "그래, 우리가 복종해야할 인물이야."

 

 레이자는 다시 에이남에게 다가왔다. 이미 레이자는 알파에게 신봉하고 있는듯했다. 에이남도 침을 꿀꺽 삼키며 그 강력한 슛의 모습을 다시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그렇게 강력한 슛을 앞에서 보는건 처음이었고 앞으로 저 사람을 목표로 실력을 갈고 닦아야겠다고 다짐하는 에이남이었다.

 

 "에이남! 정신 똑바로 차려!"

 

 하지만 몸은 좀처럼 따라주지 않았다. 에이남에게 축구란 지옥 그 자체였다. 강한자만이 살아남는 팀에서 혹독한 훈련을 견뎌야만 했으나 에이남의 꼴은 이미 만신창이가 되고 말았다. 차라리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생각했을것이다. 다른 지옥에 가더라도 축구 지옥만은 벗어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다른 동료들은 이미 충분히 뒤따라가고 있는데 에이남은 항상 제자리 걸음이었다. 사정없이 쏘아대는 축구공에 온몸이 뜯겨나갈정도로 맞았지만 에이남은 다시 일어나야했다. 

 

 "에이남! 위험해!"

 "어?"

 

 다급한 레이자의 목소리가 에이남의 귓가에 울렸다. 처음에는 자신이 환청을 듣고 있는거라고 생각했다. 너무 축구공을 많이 맞아서 그런건가 싶었다. 그 순간 에이남의 눈앞으로 축구공이 날라왔고 에이남은 그 짧은 시간내에 축구공을 피할 수 없었다. 다리는 이미 풀려서 곧 내려앉을 위기였다. 에이남은 눈을 질끈 감고 자신에게 닥칠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괜찮나."

 

 축구공은 맞지 않았고 오히려 에이남의 앞에는 리더가 서있었다. 순식간에 자신이 있는 에리어까지 온건지 표정변화 하나 없이 가뿐히 다가와 에이남에게 다가온 그 빠른 스피트의 축구공을 받아쳤다. 알파는 뒤로 쓰러져있는 에이남에게 손을 내밀었다. 에이남은 알파를 쳐다보다 부축이는 손을 잡고 간신히 일어났다.

 

 "무리는 안된다."

 "죄송합니다."

 

 알파는 축구공을 에이남에게 돌려주고는 다시 자신의 에리어로 돌아갔다. 에이남은 그 알파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이 앞으로 따라야하는, 자신이 앞으로 목표로 해야하는 그 리더의 등을. 그리고 아무런 감정이 없었던 에이남의 가슴에 감정을 불어 넣어준 은인의 등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알파님!"

 "뭐지."

 "소장님의 지시에 정말 따르실겁니까? 아무리 그래도 축구를 없애기 위해 사람을..."

 "에이남."

 "네?"

 "하기 싫으면 안해도 된다."

 

 알파도 사실은 알고 있다. 소장의 지시가 말도 안된다는 것을. 하지만 소장의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기에 알파는 그 더러운 수를 쓸 수밖에 없었다. 에이남도 소장의 말에 따를 수밖에 없었지만 그 순수한 양심이 에이남의 마음을 자꾸만 헤집어 놓았다. 리더를 따를것인가, 양심을 지킬것인가.

 

 "하기 싫다고는 안했습니다."

 "억지로 따라오려고 하지 마라."

 

 알파의 한마디에 에이남은 가슴이 철렁하고 무너졌다. 억지로 따라온다고? 내가? 에이남은 자신의 유약함이 알파에게 폐를 끼치는게 아닐지 걱정이 되었다. 결국 자신의 그 나약함이 알파의 발목을 잡는다고 생각하여 자기 자신을 경멸했다. 그럴수록 더더욱 알파를 따라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알파님. 저는 끝까지 당신을 따를겁니다. 그게 어떠한 길이라도."

 "...yes."

 

알파는 에이남을 향해 작게 말을 흐렸고 그의 눈빛은 전혀 기뻐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슬퍼보였다고 해야 맞을것이다. 알파는 이미 소장의 말에 따르는 기계나 다름없었기에 따르는것은 당연했지만 에이남은 달랐다. 알파가 에이남을 그때 구해준 이유는 그가 자신에게 없는 그 인간적인 면모에 끌려서였고 그렇기에 더더욱 에이남의 그 순수한 감정을 잃지 않기를 바랐다. 괜히 자신을 따라와서 몸을 망가뜨리고 마음을 망가뜨리는게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에이남의 표정은 이미 단념한 상태였고 여기서 거절한다면 에이남의 마음을 더 망가뜨리는거라고 생각했다.

 

 "절대 낙오되지 말도록."

 "yes. leader."

 

 ----------------------------------------

  • 공백포함글자수2,888byte 수4,853 byte
  • 공백제외글자수2,143byte 수4,108 by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