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타마/소설

[성장 하반] 미나모토와 타이라 프롤로그

닌란(NINRAN) 2023. 8. 12. 18:21

닌타마 졸업 장편 시리어스

(타케쿠쿠 약속 시리즈, 하마미키 불화살, 몬센 닌자의 길 시점 이후. 1학년 하반 성장 후의 이야기)

 




 미나모토와 타이라
 (源と 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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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는 헤이지의 난(1159년). 타이라노 키요모리가 천황편에 서서 세력을 넓혀 미나모토노 요시토모를 곤경에 빠뜨리는데 성공한다. 결국 요시토모의 삼남인 미나모토노 요리토모는 이즈 국으로 유배된다. 내란에서 승리한 헤이시(平氏)는 무사가문으로서의 지위를 확립하고 정쳬진출이 시작된다. 

 이즈 국으로 유배를 간 요리토모는 타이라 가문에 큰 화를 입고 복수의 칼날을 갈았다. 권력다툼에서 패배한들 길고 짧은건 대봐야 알지 않겠쏘냐.

 이후 1185년. 사가미국의 가마쿠라에 나라를 세우는데, 이것이 일본 막부시대의 첫시작이자 무사정권의 확립의 시초인 

 '가마쿠라 막부'

 였다.





***





 때는 무로마치 막부 말기. 가마쿠라 막부의 시대가 지고 새롭게 떠오른 아시카가 다카우지가 무로마치 막부를 세워 무사정권을 이어갔다. 때마침 사가미국에서 정권을 이어가던 미나모토와 귀족성씨로써 그 정권을 이어가던 타이라는 모두 각지의 영토에서 새생명을 받아들였다. 나이차는 조금 있었지만 그것은 명백한 가마쿠라 막부의 대가를 이을 아이라고 평가되었다. 

 먼저 태어난 쪽은 타이라였는데 하급 귀족의 셋째 딸인 츠나데(綱手)의 임신 소식이 들려오고 남편은 놀랍게도 헤이시가 아니었다. 츠나데는 출산할때까지 남편이 이름을 알리지 않았으며 남편을 궁금해하는 이도 아무도 없었다. 다만 츠나데가 정절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점에서 고위층들은 그녀를 매도했지만 태어날 아이가 만약 아들이라면 츠나데의 죄를 용서할 것이라.

 다행스럽게도 아이는 남자아이였으며 건강하고 우렁찬 목청과 그에 맞지 않게 뽀얗고 화려한 이목구비에 헤이시의 사람들은 놀람을 금치 못했다. 마치 외국인의 얼굴을 하고 있었기에 츠나데가 외국의 사람과 정분이 났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츠나데는 입을 절대 열지 않았다. 아들이 태어나고 얼마 안가서 헤이시의 최고 권력자인 타이라노 요시쓰네가 아이를 데려가벼렸다. 

 "이 아니느 장차 타이라의 뒤를 이을 난세의 영웅이 될 몸이다. 너같은 천한 아녀자가 데리고 있을만한 몸이 아니다."

 요시쓰네는 아직 탯줄도 마르지 않은 핏덩이를 어미에게서 떼어내어 들어올려 태양을 향해 두손을 올려 아이를 위로 올렸다. 

 "태양의 기운을 먹고 태어난 아이이니 그에 걸맞는 이름을 지어줘야지. 폭포(滝)를 등지고 태어났으니 이 아이의 이름은 '타키야샤마루'(滝夜叉丸)이다."

 요시쓰네의 말에 헤이시의 몸종들은 물론 가신들도 저절로 땅으로 엎드려 저마다 절을 올리고 있었다. 다만 아이는 뜨거운 태양빛에 그을려 팔에 피부가 타서 얼룩이 생겼지만 요시쓰네는 그것조차도 영웅이 될 징조로 보았다. 


 아이의 이름은 타이라노 타키야샤마루(平 滝夜叉丸). 후대에 닌자가 되기 위해 둔갑학원에 입학하여 타이라를 일으킬 장차의 난세영웅이 될 몸이시어라.




***



 타이라의 아이가 태어난지 3년 후, 가마쿠라에서도 경사가 났다. 그동안 도통 태어나지 않았던 남자아이가 태어난 것이다. 미나모토 쓰네모리의 아들로 우렁찬 목소리와 꼭 맞잡은 두 손이 인상적이었다고 평했다. 그리고 특이하게 앞머리만 금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쓰네모리는 아이가 태어난 경사가 단순히 미나모토만의 경사가 아니라 어지러운 이 시대를 구재할 영웅이라고 보았다. 여전히 힘은 존속했지만 막부가 무너지고 무로마치로 바뀌자 급격하게 권력의 하강세를 보였다. 쓰네모리는 이 아이야말로 미래의 미나모토를 책임질 용감한 아이라고 생각했다. 어머니는 아이에게 젖을 먹이기 위해 추운 겨울날에도 옷을 벗어 아이를 따뜻하게 감싸 젖을 먹였다. 아이는 언제 울었다는 듯이 행복하다는듯이 누워 어머니의 품에서 새근새근 잠들었다. 

 "아아, 이 아이는 평범한 아이가 아니다. 머리를 보아라. 이 얼마나 특이한 머리색인가. 금빛으로 물든 머리는 처음보는구나."

 쓰네모리의 형인 히데아키는 미나모토의 당주로 조카의 얼굴을 보고 싶어 쓰네모리를 밀치고 아이를 탐욕스럽게 바라보았다. 쓰네모리는 아이의 이름을 이미 생각하고 있다고 형인 히데아키를 내밀치려고 하였으나 히데아키는 미리 무당에게 받아온 이름이 있다며 아이를 억지로 떼어냈다. 

 "이 금발을 보아라. 이 아이는 장차 우리 미나모토에 축복을 선사할 분이다. 이 아이의 이름은 금(金)이 있으니 킨고(金吾)가 좋겠다."

 아이의 이름은 미나모토노 킨고(源 金吾). 후대에 닌자가 되기 위해 둔갑학원에 입학하여 미나모토를 일으킬 장차의 난세영웅이 될 몸이시어라.






***






 미나모토노 쓰네모리가 서거한지 1년이 지났다. 아들인 미나모토노 킨고는 닌술학원을 떠나 1년간 아버지의 장례를 치뤘다. 무척이나 따랐던 아버지였기에 그의 죽음은 단순히 아들의 효를 다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삼촌인 히데아키는 쓰네모리가 타이라 쪽의 자객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으며 향후 1년안에 타이라를 향한 선전포고를 할 것을 경고했다. 하지만 타이라쪽에서는 쓰네모리를 죽인 적이 없으며 자객도 보낸적이 없다고 밝혔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마당에 얼토당토않는 거짓말까지 치다니. 킨고는 속이 부글부글 끓어 전쟁을 이행할 것에 찬성했다. 

 다만 킨고가 조금 신경 쓰였던 것은 타이라에는 자신의 선배인 '타키야샤마루'가 있다는 것. 전쟁을 한다면 나이대가 비슷한 타키야샤마루와 칼을 마주할 수밖에 없다는걸 알고 있었다. 

 1년 후, 6학년 하반에 드디어 11명이 모두 모였다. 킨고의 복귀에 나머지 10명은 축하기념식을 준비하였다. 맛있는 밥과 킨고만의 검술 독무대가 시작되었다. 

 단조는 킨고에게 말 한필을 선물해주었다. 킨고의 금빛 머리와 잘 맞는 황금빛 말이다. 토라와카는 킨고에게 탄환을 선물해주었다. 화승총을 쓰진 못하지만 작은 탄환으로 적의 발길을 돌리게 할 수 있었다. 헤이다유는 기계장치를 선물해주었으며 언제든지 쓸 수 있게 가동되어 있으니 손잡이를 당기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산지로는 승려복을 한 벌 선물해주었다. 이스케는 옷감을 한 필 선물해주었다. 키산타는 승려로 변장할 수 있는 몇가지 물품들을 선물해주었다. 쇼자에몽은 새 두루마기를 선물해주었다. 키리마루는 안줄거라 예상했지만 복귀기념이라며 비단주머니를 선물해주었다. 신베는 아버지 부조금이라며 금상자를 선물해주었다. 마지막으로 란타로는 마취제가 들어있는 향수를 선물해주었다. 적에게 붙잡히면 쓰라는 의미였다. 

 10명의 축하선물을 받고 두 선생님께 안부인사를 올린 후,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키산타 혼자 써서 방은 키산타의 물품으로 가득차있었다. 적당히 키산타의 물건을 치우고 자신의 자리에 앉아서 생각을 가다듬었다. 삼촌의 말대로 어쩌면 타이라와의 전쟁은 피할 수가 없을지도 모른다. 

 "인생은 너무 고달프기에 독이 있을지어니."

 킨고의 중얼거리는 소리에 키산타가 빼꼼 머리를 내밀었다. 깜짝 놀란 킨고가 무슨일이냐며 멈칫한 칼자루를 다시 내려놓았다. 

 "하냐~ 킨고 너무 무서운 얼굴로 그러지 마. 모처럼 돌아왔으니 오늘은 실컷 즐기자. 너랑 한잔 하는건 처음인데 같이 할거니?"
 "그러자. 오늘은 여러모로 피곤해서 안좋은 기억을 다 잊고 싶어."

 키산타는 헤실헤실 웃으며 킨고의 앞으로 와 도자기병과 작은 술잔 두 개를 내밀었다. 찰랑거리는 물의 표면에 킨고의 근심이 비춰보였다. 키산타의 순수한 얼굴은 늘 그대로다. 한잔, 두잔, 세잔... 안주도 없이 술이 들어가니 위장이 놀라기도 전에 취해버리고 말았다. 붉은끼가 가시지 않아 눈이 풀린 킨고가 키산타를 앞에 두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이제 곧 큰 전쟁이 일어날거야."
 "타소가레토키성?"
 "아니. 도쿠타케도 아니야."
 "그렇다면?"
 "미나모토와 타이라."

 마지막 잔을 비우고 나서야 킨고는 옆에 있는 칼자루를 끌어안았다. 

 "아버지는 타이라의 자객에게 살해당하신거야. 삼촌도 그렇게 생각하시고. 하지만 타이라는 자객을 보낸 적 없다고 발뺌을 하고 있어."
 "타이라가 맞다면?"
 "타이라가 맞다고 해도 언젠가는 벌어질 전쟁이야."
 "피할 수 없겠네."
 "아아, 애들에겐 비밀로 해줘. 선생님께는 내가 말씀드릴게. 괜히 폐를 끼치고 싶진 않아."
 
 그러자 천장에서 9명이 쏟아져내려왔다. 놀란 킨고는 술이 확 깨서 휘둥그레진 눈으로 키산타를 바라보았다. 키산타는 혀를 내밀고 웃음으로 넘어가려고 했다.

 "그치마안~ 킨고는 이런말 평상시에는 절대 안하니까. 술이라도 마시면 속마음을 열지 않을까 해서."
 "너.... 하아...."

 킨고는 화내고 싶어도 화낼만한 힘도 없었다. 하반 친구들은 모두 자신의 친우니까 누구들이나 자신을 도와줄 것이다. 킨고의 이런 마음이 통한것일까. 10명은 쇼자에몽을 참모로 각자의 특기로 미나모토편에 서서 싸울 의지를 내비쳤다.

 쿠로키 쇼자에몽은 참모를 맡아서 작전을 지시하는 일을 맡았다.
 "내가 참모가 되어서 작전을 지시해줄게. 이의 없지?"

 모두가 입을 모아서 그러라고 말했다. 

 카토 단조는 마술이 특기라 킨고를 가마쿠라로 가장 빨리 데려다줄 수 있다. 
 "단조는 킨고를 가마쿠라까지 데려다줘."
 "맡겨만 줘."

 사타케 토라와카는 화승총이 특기라 장거리에서 킨고를 노리는 자객과 적을 사살할 수 있다.
 "토라와카는 단조와 킨고를 보좌해줘. 멀리서 다른 적이 오지 않는지 확인."
 "걱정 붙들어 매."

 유메사키 산지로는 가벼운 몸놀림으로 적진을 바로 돌파할 수 있다.
 "산지로는 가마쿠라에 도착하면 바로 본거지에 잠입해줘."
 "알겠습니다아~"

 사사야마 헤이다유는 기계장치에 특화되어 있어서 미리 가마쿠라에 가서 함정을 설치해놔야한다.
 "헤이다유는 미리 가마쿠라에 가서 함정 설치. 지금 당장 출발할 수 있지?"
 "예이예이."

 야마무라 키산타는 풍마학원에게 도움을 청해서 아군을 많이 만들어야한다.
 "키산타는 먼저 풍마에 가서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도록."
 "네에~"

 니노쿠루와 이스케는 화약창고에서 화약을 운반하여 가마쿠라에 몰래 화약을 저장한다.
 "이스케는 화약들을 가마쿠라에 몰래 저장해줘. 여차하면 폭발할 수 있게."
 "알겠습니다."

 후쿠토미 신베는 타이라의 무역경로를 차단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신베는 먼저 부둣가에 가서 타이라의 무역경로 차단을 맡아줘."
 "응응."

 셋츠노 키리마루는 타이라에 먼저 숨어들어 신호가 있을 때 우두머리를 암살할 수 있을정도의 실력이다.
 "키리마루는 타이라에 먼저 잠입해서 신호가 오면 우두머리를 암살."
 "알겠어."

 이나데라 란타로는 미나모토 병사의 치료를 맡아주면 아군이 됨을 인정받을 수 있다.
 "란타로는 미나모토 병사의 치료를 맡아줘. 아군이 될 수 있게."
 "힘내볼게."

 
 이것으로 6학년 하반과 미나모토의 연합이 만들어졌다. 쇼자에몽은 새벽녘에 킨고를 단조의 말에 태워 곧장 가마쿠라로 향하게 했다. 가마쿠라에는 그 사람들이 있을테니. 

 "단조 부탁한다."
 "맡겨만 줘. 이녀석은 우리 집에서도 가장 빠른 말이니까. 반나절은 무리겠지만 한나절이면 금방 갈거야."
 "고마워. 단조."
 "친구라면 당연한거잖아?"

 킨고는 단조의 허리춤을 잡았고 단조는 말을 잘 어루고 달래더니 곧장 말이 빠른 스피드로 달리기 시작했다. 거의 뒤로 고꾸라져도 이상하지 않았지만 단조는 그 스릴을 즐기기라도 하듯 말을 여유롭게 가지고 놀았다. 이젠 천진난만한 어린아이가 아니다. 장성한 청년이 되었고 아무것도 모르던 순수의 시대는 갔다. 단 한가지 변하지 않는건 킨고가 하반이라는 점. 킨고의 친구들이 킨고를 도와주고 있다는 점이다. 단조의 말은 우렁찬 소리를 내며 들판을 가로질렀다. 그 모습이 질풍과도 같아서 길을 거닐던 사람도 한번쯤은 처다보았지만 이미 그 자리에는 말은 온데간데없고 사라진 모습만이 있었다. 

 "여기야 여기!"

 얼마나 달렸을까. 출발한지 반나절도 되지 않았을 무렵 멀리서 손을 흔들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두 눈을 가늘게 뜨고 손을 흔드는 사람을 유심있게 살펴보자 듬직한 몸뚱이가 눈에 익었다. 사타케 토라와카. 킨고의 친구이자 같은 하반이다. 토라와카는 단조를 불러 세워 킨고를 오롯이 내려주었다. 토라와카는 여기부터는 사타케 철포대의 구역이니 자신이 안내해주겠다며 킨고를 안심시켰다. 이 광활한 땅이 전부 사타케 철포대의 것이라니. 소문으로는 사타케 철포대는 신식무기에 의해 힘이 많이 줄었다고 했는데 아직 그 명성은 자자했던 모양이다. 

 "가마쿠라까지는 아직 머니까. 나를 거쳐서 다른 녀석이 있는 곳까지 데려다줄게."
 "이 지리는 나보다 토라와카가 더 잘 알거야."

 토라와카는 이 들판을 가로질러 차근차근 걸어나갔다. 몸에는 단 한자루의 화승총과 몇개의 닌구들이 있었고 킨고 역시 칼 한자루만이 허리춤에 들려있었다. 단조는 두 사람의 등이 안보일때까지 그 둘을 지켜보았고 마지막으로 다시 말머리를 돌려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쇼자에몽이 내린 임무를 수행해야만 한다.


***


 닌술학원에는 쇼자에몽뿐만 아니라 6학년 연합이 만들어져있었다. 같은 학급위원회인 이마후쿠 히코시로가 쇼자에몽에게 지혜를 빌려주고 있었다. 은사님들의 지혜라도 빌릴까 싶었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학원을 위기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다. 

 "덴시치는 이미 헤이다유쪽으로 보내놨어. 둘은 의외로 합이 잘 맞으니까."
 "고마워. 헤이다유에게 큰 힘이 되어줄거야."
 "이젠 어떻게 할거야? 이반이랑 로반이 힘을 빌려준다고 해도 그 미나모토야. 자칫하다간 우리만으로 끝나지 않을거야. 막부를 쥐락펴락하는 귀족인데 이 학원이 통째로 위험해질 수도 있어."
 "그정도 각오는 하고 있어. 만약 들킨다면 모든 책임은 내가 지지. 처음에 제안한 것도 나니까."

 히코시로의 만류에도 쇼자에몽은 절대 선택을 굽히지 않았다. 오히려 시련이 닥쳐오면 닥쳐올 수록 더 단단해지고 있었다. 잘 다듬어진 돌처럼 꿋꿋하게 그 단단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때마침 로반의 니노츠보 아야카시마루가 장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신호가 왔어. 지금 칸자키군을 통과했다."
 "음. 단조가 잘 전달해주었나보구나."
 
 쇼자에몽은 턱을 괴며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다. 가마쿠라까지 가려면 한참 남았겠지만 킨고가 도착하기 전에 이미 하반이 술수를 썼을 것이다. 아야카시마루 뒤에 붕대를 감싼 둥근 형체가 불쑥 올라왔는데 보건위원인 츠루마치 후시키조다. 후시키조는 과거의 인연으로 타소가레토키에게 지원군을 요청하려는 셈이었으나 대장인 잣토 콘나몽이 죽은 이후로 타소가레토키도 힘을 많이 잃었다. 후시키조는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비책이 있다며 쇼자에몽에게 지혜를 주었다.

 "잣토씨에게 아들이 있다고 들었어. 듣기로는 입양아래. 그사람에게 물어보면 어떨까 싶어."
 "닌자야?"
 "그건 몰라. 다만 어릴때부터 타소가레토키에서 자랐고 몰락귀족 출신이라 들었어."
 "....."

 도박이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미나모토의 힘이 되어 달라고 하는건. 신원파악도 불가하고 무엇보다 미나모토쪽 사람인지 타이라쪽 사람인지도 분간이 안된다. 둘 다 아니라면 오히려 좋지만. 몰락한 귀족 중에 미나모토에게 힘이 되어준 귀족층이 얼마나 있었는가. 그러나 한사람의 힘이라도 부족한 와중에 투자할만한 가치는 있다. 후시키조도 그걸 알고 있었는지 바로 쇼자에몽를 떠보았다.

 "하반이라면 믿고 맡길만하다고 그때도 그러셨잖아. 죽은 잣토씨가."

 잣토 콘나몽은 40세가 되는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나이. 시대를 생각한다면 장수한 편에 속한다. 그래도 늘 죽음은 슬프다. 하필이면 그 시오에 몬지로와 타치바나 센조가 세상을 떠난 그 해에 같이 떠날줄이야. 적잖아 놀라긴 했지만 그것도 하늘의 뜻이거늘.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한계이거늘. 쇼자에몽은 후시키조와 같은 로반의 시모사카베 헤이타를 타소가레토키 진영으로 보냈다. 그사람이 우리의 힘이 되어줄지 않을지는 모르지만 믿고 기다릴 수밖에 없다. 

 "다른 신호는?"
 "보고. 작법위 진영은 순조롭게 진행중이고 후쿠토미도 손을 쓰고 있어. 나머지는 양호."
 
 양호라는 말은 즉 아직 신호가 없다는 소리다. 

 "히코시로 너는 어떻게 생각해?"

 쇼자에몽은 히코시로에게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지혜를 빌려주고 되갚는 전우사이다. 이정도도 모를쏘냐.

 "하반이 이기겠지?"
 
 히코시로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원하는 대답을 해주었다. 하지만 쇼자에몽은 눈썹을 누그러뜨리며 살짝 웃었다.

 "하반은 이 싸움에 포함되지 않아. 이 싸움은 미나모토가 이길거야. 꼭 그래야만 해."

 쇼자에몽은 장지문을 열고 밖을 바라보았다. 동쪽에서 희끄무레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 연기를 보고 쇼자에몽은 작게 웃었다. 

 "자아, 이제 이 지긋지긋한 막부를 끝내야할 시간이 왔다."




  쇼군인 아시카가 요시아키가 오다 노부나가에게 항복을 하고 마침내 무로마치 막부가 멸망하였다.  그것이 덴쇼 원년. 마침내 막부의 시대가 사라져 전국의 군웅들이 할거하는 시대로 들어서기 시작했다.





     흰 빛을 받은 무사는 칼을 잡아 수치심을 벤다
     수치심을 모르는 자여
     닌자가 되기를 포기하거라
     변심으로 무사가 된 자여
     수치심을 베어내라

     양천의 나여

                     - 미나모토 킨고 (源金吾) -
 
 

 


 - 에필로그 終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