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타마/소설

[타케쿠쿠] 눈동자의 주인

닌란(NINRAN) 2025. 9. 13. 23:09

*라르크 앙 시엘의 노래 가사 포함

*눈동자의 주인 노래를 들으면서 보시면 더 좋습니다.

*초단편

 

============================================================================================

 

타케쿠쿠

 

 

<눈동자의 주인>





 헤아릴 수 없이 긴 시간 동안 너와 함께한 그 시간이 나에게는 무척이나 소중했다. 너와 처음 만난 5년 전의 그날부터 지금까지 너를 생각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조금의 세월이 흐르고 나서 나는 과연 너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나의 이름을 부르는 너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늘 위원회 일은 어때?' 라든가 '역시 6학년을 따라가는건 버겁네' 라며 나와 공통점을 찾으려는 그 모습이 제법 귀여워보였다. 새하얀 피부에 잘어울리는 흑진주와도 같은 머리칼은 한층 더 단아하게 내려앉아 긴 속눈썹을 손끝으로 살며시 만져보았다. 깜짝 놀란 네가 눈가에 불그스름한 열기를 올렸다. 아, 이건 싫어하진 않는구나. 나는 그 속눈썹을 조금 더 더듬어보았다. 움찔거리며 눈을 살포시 감는 너의 얼굴에 아주 가벼운 입맞춤을 했다. 

 "알고 있어...."

 불안한 듯한 얼굴을 숨기며 아쉬움이 잔뜩 남은 손으로 무겁게 나를 누르며 떨어졌다. 그정도로 숨기는걸 못하는 녀석이다. 고개를 홱 돌리고 입술을 만지작거리며 애써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 너는 종종걸음으로 어딘가로 떠났고 나는 덩그러니 남아 쿵쾅대는 심장을 간신히 진정시키고 타들어갈듯한 그 햇빛을 마주보며 분주하게 돌아다녔다. 운동장을 얼마나 달렸을까. 몇바퀴째인지도 기억이 안날정도로 뛰고 나서야 다리가 후들거려 잠시 멈췄다. 그런데도 이 가슴은 너를 그리고 있었다. 

 "별이 참 예쁘다."
 "그러게. 헤이스케, 내일부터 임무지? 잘 다녀와."
 "응. 이번에는 좀 길게 다녀오겠지만 꼭 성공시킬게."

 둘이서 닌술학원 근처에 있는 산에 올라 하늘에 수놓듯 펼쳐진 은하수를 바라보며 미래의 다짐을 서로 말하고 있었다. 올려다본 그 밤하늘의 반짝임은 단 한 개도 바래지 않고 오히려 넘쳐흘러서 우리곁으로 쏟아질 것만 같았다. 어떤때에도 비추고 있는 저 달과 태양처럼 된다면.... 

 "조금만 더 너의 향기에 안겨있고 싶어."
 "응?"
 "헤이스케.... 잠깐만 안아봐도 될까?"

 그건 아마 기숙사가 아닌 공간에서 둘만 있었던 적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색다른 공간에서 색다른 공기가 우리 둘을 부드럽게 감싸안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탓에 너를 똑바로 응시하며 두 팔을 벌렸다. 그 안으로 들어온 너의 몸이 너무 말라서 걱정이 될 정도였다. 내일부터 임무를 떠나면 이제 이 감각도 잊어버리게 될 것이다. 하얗게 스미는 한숨에 초조해지는 시간을 반복하며 문득 생각을 했다. 

'곁에 있어줘. 계속 너의 미소를 바라보고 싶어.'

 그런 말은 심장의 가장 아랫부분에 묻어두고 잘다녀오라는 말과 함께 가볍게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너의 얼굴을 보니 그런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았다. 하긴 나보다 훨씬 똑부러지고 공부도 잘하고 실력도 좋은 아주 야무진 아이다. 내가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다. 내가 걱정하는건 헤이스케가 아닌 헤이스케가 없는 나였다. 너의 눈동자 속에 비친 나의 모습이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그 울망이는 얼굴을 한 나를 걱정하고 있었던거다. 차라리 그 눈동자 안에 살고 싶다. 어디까지라도 너의 색깔로 물들어 시간이 멈췄으면 한다. 

 "곁에 있어줘. 너의 미소를 바라보고 싶어."

 결국 튀어나와버린 속마음. 어디까지나 따라갈거야. 너의 눈동자 속 주인은 나다. 비추어진 순간에 시간이 멈추어 영원히 기억되길 바랐다. 지금처럼 흰색밖에 남지 않는 겨울이 아니라 알록달록한 색채로 가득한 선명한 계절로 데려가준다면, 흰색의 계절에도 분홍색 꽃이 고개를 빳빳하게 드는 그 계절의 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