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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이레/시리즈

[이나아레] 지지마라! 캡틴!! -07

*시리즈물

*퇴고없음, 문체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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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비는 다들 마쳤어?"
 "문제없어."
 "담력시험쯤이야. 어서 하고 빨리 자자."
 "내일 아침에도 미션이 있다거나 그런건 아니겠지?"
 "벌써 오한이 들어..."

 담력시험의 시간은 오후 10시 숙소 앞 숲 속 입구다. 방금 낮에 보물 찾기를 했던 그곳이 바로 담력시험을 할 무대가 된다. 담력시험을 앞두고 참가자 6명은 긴장한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전에는 이 정도는 별것도 아니라면서 호기롭게 숙소를 나왔지만 확실히 밤이 되니 음침한 분위기에 풀숲에서 사박사박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공포스러움이 더 증가되었다.

 "그런데 그사람은 어디 있어?"
 "저를 찾으시나요?"
 "으악! 깜짝이야!"

 남자는 어디선가 불쑥 튀어나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괴상한 성격을 가진 사람인지라 워낙 걷잡을 수 없는 행동 때문에 모두는 골머리를 앓았다. 어디서 나타난 건지 벌써 준비는 끝마친 건지 도저히 알 수 없는 이 수상한 담력시험에 캡틴들은 행운을 빌어보기로 했다. 남자는 자신을 보고 놀란 사람들에게 이 정도 가지고 놀라면 숲 속에서 빠져나올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니 경고라기보다는 일부러 놀라게 해주려고 괜히 세게 나가는 듯 보였다. 노사카는 어떤 장치를 숨겨놓았냐고 넌지시 물어보았다.

 "그걸 벌써 말해주면 재미없잖아요?"
 
 역시 6명을 동시에 초대하고 이 합숙을 계획하고 이런저런 프로그램을 단번에 만들고 시행한 사람답다. 호락호락하게 당하고 있지만은 않았다. 특히나 노사카에게 당황하는 모습을 걸렸기 때문에 어느때보다 더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노사카 역시 남자의 정체를 밝혀내기 위해 그의 빈틈을 노리고 있었다. 

 "그렇다면 담력시험 룰을 설명해주세요. 그 정도는 말해줄 수 있지 않나요?"
 "네, 어서 시작하죠."

 남자는 노사카에게 당황하는 모습을 들키지 않으려고 여유로운 표정과 모습을 보이며 그에게 최대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담력시험의 규칙을 설명해 주었다.

 "조건은 간단합니다. 이 숲속 끝에는 돌로 만든 지장보살이 세워져 있습니다. 그 보살님에게 제가 선물을 하나 드렸지요. 그것이 바로 이 목걸이입니다. 이 목걸이는 노사카 군이 대표로 받아주시길 바랍니다."
 "목걸이를 가져오는게 아니었어?"

 사쿠마는 독특한 규칙에 의아해했다. 남자는 웃으면서 사쿠마에게 좋은 지적이라면서 나머지 규칙을 설명했다.

 "그 보살님 근처에는 또 다른 보살님이 계십니다. 가까이에 있으니까 그 보살님을 찾아 이 목걸이를 그분에게도 걸어주시면 임무는 끝납니다."
 "그러니까 그 또다른 지장보살을 찾아서 목걸이를 걸고 다시 돌아오면 된다는 말이죠?"
 "역시 후부키군이군요. 이해력이 빨라요."

 시로의 눈치로 남자는 할 말을 다했다며 행운을 빈다는 박수와 함께 미치나리에게 일회용 카메라를 쥐어주었다. 이 카메라로 목걸이를 걸었다는 사진을 찍어오면 된다는 뜻이었다. 미치나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카메라를 받았고 곧장 목에 걸었다. 노사카는 그 외의 다른 규칙은 없냐고 질문했다.

 "6명 전부가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면 됩니다. 한 명도 낙오된 사람 없이. 만약 낙오된 자가 있다면 6명 모두 탈락이고 이 합숙은 1주일에서 한 달로 확장됩니다."
 "잠깐만! 그런 얘기는 없었잖아!"

 납득하기 힘든 제안이었다. 모든 인원이 제시간에 제대로 와야한다는것. 그 누구도 먼저 도착하거나 나중에 도착하는 일이 있어도 안된다는 뜻이다. 참가자들의 반응을 즐기던 남자는 미치나리를 보며 담력시험은 이렇게 해야 팀워크가 올라가지 않냐고 약 올리듯 말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남자의 말이 어느 정도 맞는 말이기 때문에 미치나리는 조용히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일주일이나 있는 것도 지치는데 한 달이나 당신 손에 놀아날 수 없다며 화를 내었다.

 "그렇다면 그만두셔도 됩니다. 일주일만 하시고 가도 상관 없고요."
 "그럼 당장 그만하겠어."
 "....다만."
 
 더이상 주최자의 손아귀에서 휘둘리는 이상한 합숙을 하느리 차라리 안 하고 일주일 버티다가 집에 가겠다는 사쿠마는 프로그램에서 빠지겠다며 프로그램을 나가겠다고 하였다. 그러자 남자는 나지막이 6명 전부가 솔깃해할 만한 약속을 제시했다.

 "다만 이 담력시험에서 제시간안에 모두가 돌아온다면 내일 당장 이곳을 떠날 수 있도록 준비해 두겠습니다."
 "또 무슨 꿍꿍이가 있는거 아니야?"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장담하죠. 벌써 학교에 있는 모두에게도 마중 와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원하신다면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습니다. 들으시겠습니까?"
 "...됐어."

 사쿠마는 남자의 손을 뿌리치고는 그 약속을 절대 어겨서는 안 된다며 어길 시 당장 이곳을 자기 스스로라도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남자는 똑똑히 새겨들었다며 고개를 끄덕였고 사쿠마는 그렇다면 당장 담력시험을 시작하자고 다른 이들을 불렀다.

 "정말 제시간안에 돌아오면 내일 당장 갈 수 있는 거 맞나요?"
 "네, 제 목숨을 걸고 아니지 이럴때는 축구라고 해야겠군요. 제 축구 명예를 걸고 맹세하죠."

 사실인지 아닌지는 확인할 수 없다. 다만 남자가 그들을 한 번이라도 속이거나 거짓말을 친척은 없기 때문에 그를 믿어보는 것이다. 남자는 지금 당장 시작해도 좋다며 원하는 방식대로 담력테스틀 즐겨달라고 말하며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

 "정말 이상한 사람이야..."
 "그렇지만 완전히 나쁜 사람은 아닌것 같아 보여."
 "제한 시간이 언제인지는 말이 없었는데. 언제까지 돌아오는 거지?"

 노사카는 이와중에 남자가 흘린 정보를 추리하고 있었다.

 "제한시간은 자정까지입니다-"

 어디로 사라져버렸는지 남자는 숲 속 안에서 메아리를 쳐가며 크게 그들에게 시간을 알려주었다. 2시간 안에 숲 속 안의 지장보살을 찾아 미션을 완수해야 이 께름칙한 합숙을 한시라도 빨리 나갈 수 있다. 노사카는 목걸이를 주머니에 잘 넣어둔 후 모두를 불러 계획대로 실행하기로 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노사카의 말에 다들 조금 창피해하는 분위기였다.

 "그럼 이전에 말했던대로 시행하도록 하죠."
 "꼭 해야해...?"
 "유치원생도 아니고..."
 "시간이 없으니까 노사카가 하자는 대로 하자고."

 얼굴이 빨개진채로 6명은 노사카의 지휘대로 차례로 서기 시작했다.

 "그럼 제가 손전등을 들고 앞장설 테니 불편하면 말해주세요."

 노사카는 손전등을 키고 숲의 입구에 섰다.

 "알았으니까 빨리 가..!"

 노사카 뒤에는 사쿠마가 노사카의 어깨에 두 손을 올린 채로 대기하고 있었다.

 "옛날에 기차놀이 했던거 생각나네-"

 사쿠마 뒤에는 시로가 상당히 들뜬 분위기를 풍기며 사쿠마와 똑같은 자세로 대기했다.

 "후부키씨. 이건 낙오되지 않기 위해 만든 대형이잖아요."
 
 시로 뒤에는 타츠야가 시로에게 주의를 주고 있었다.

 "잘 안들리는데 앞에 뭐라고 했어요?"

 타츠야 뒤에는 세이류가 고개를 살짝 비틀어 앞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미즈카미야. 대형 무너뜨리지 마."
 "앗 네."

 그리고 맨 마지막에는 미치나리가 서서 뒤에 상황을 지켜보고 대형이 흐트러지는지 살펴보고 있었다. 완벽한 '기차놀이' 대형으로 이 대형은 한 사람이라도 낙오되는 사람이 없도록 하기 위해 노사카가 고안한 대형이다. 시로의 말대로 어릴 때나 하던 행동이기 때문에 살짝 창피할 수 있다. 다행인 건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고 아주 어두운 풀숲을 지나가는 것뿐이라 들킬 염려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출발할게요."
 "응? 뭐라고 말했어?" 뒤에 있어서 잘 안들리는 세이류가 물었다.
 "아 뒤에 사람들은 안들리니까 전달해 주세요." 노사카는 사쿠마에게 전달했다.
 "나참... 이제 곧 출발할거래. 전달." 사쿠마는 시로에게.
 "출발이래 전달~" 시로는 타츠야에게
 "출발하니까 조심하세요" 타츠야는 세이류와 미치나리에게 전달한 후 제 한 시간 안에 돌아오면 내일 당장 떠날 수 있다는 그 담력시험을 정말로 시작했다.

-

 비가 온것도 아닌데 숲 속은 축축하고 습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잘 보이는 사람은 노사카뿐이었기에 다른 이들은 의지 할 곳이라고는 자기가 손을 올린 앞사람의 어깨뿐이었다. 어깨에 손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만은 절대 변하지 않으니 대형을 이탈할 일도 없었다. 음침하고 질퍽한 흙길은 공포스러움을 더 가중시켰다. 가장 자신 있어하던 사쿠마도 어느 순간 말도 없어지고 노사카의 불빛에 의지한 채 걸어갈 뿐이었다.

 "음?"
 "왜,왜..!"
 "아얏! 갑자기 멈추면 어떻게 해."

 노사카는 무엇을 발견했는지 불빛을 작게 하고 멈춰 섰다. 덕분에 뒤에 있던 아이들도 도미노처럼 서로 부딪히며 앓는 소리를 내며 잠시 멈췄다.

 "뭐가 있어?"
 "땅에 누군가가 파놓은 흔적이 있어요."
 
 노사카는 불빛을 땅에 가까이 비추자 일렬로 서있던 아이들이 한명한명 앞으로 다가와 노사카의 불빛으로 모여들었다. 모두가 숨죽이며 땅을 바라보고 있자 노사카는 그 땅을 손으로 살짝 파보았다. 단단한 무언가가 만져져서 한껏 파보았다. 축축한 동그란 물체가 만져진다며 한번 끌어올려보겠다고 하자 아이들은 침을 꿀꺽 삼키며 깜짝 놀라 도망가지 않도록 서로의 어깨를 잡아 의지하고 있었다.

 "이건..."
 "으아악!!"
 "머,머리! 사람 머리잖아!"
 "진정해! 그냥 가면일 뿐이야 다들 어디 가지 말고 여기 있어!"

 미치나리는 깜짝 놀라 달아나는 사람들을 끌어당겨 노사카가 퍼올린 게 그럴싸하게 꾸민 가면이라는 걸 똑똑히 보여줬다.

 "자세히 보니 가면 같긴 하네."

 노사카는 가면에서 잔뜩 묻은 흙을 툭툭 털어냈다. 흙을 털고 자세히보니 그냥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 같은 거였다. 흙이 가면의 머리카락과 얼굴에 잔뜩 묻어서 정말 좀비 같아 보이긴 했다.

 "그남자가 묻은 걸까?"
 "진짜 사람 머리는 아니니까 그럴 가능성이 있을지도..."

 가면 안쪽에는 테이프로 붙인 쪽지가 있었다. 노사카는 그 쪽지를 조심스럽게 떼어내어 안의 내용을 차근차근 읽어보았다.

 "이건 지도 같은데."
 
 쪽지 안에는 펜으로 대충 그린 지도가 그려져 있었다. 완벽한 지도는 아니지만 뭐가 어디 있는 건지 정도는 알아볼 수 있는 정말 간략한 지도였다. 위쪽에 파란 점과 빨간 점이 찍혀있는 것으로 보아 그곳이 목적지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거리를 완벽하게 짐작할 수는 없지만 지도 구석에 작은 글씨로 500m라고 쓰여있었다. 아마 목적지까지 500m 남았다는 의미를 내포하는 것이라고 노사카는 생각했다.

 "그러면 어서 가요. 얼마 남지 않았으니."
 "다시 대형 맞춰야 하는거지?"
 "네, 당연하죠."

 이런 꼴사나운 일을 포즈를 또 취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쿠마는 땀을 삐질 흘렸다. 가장 담력시험에 자신 있어하는 사람이었는데 으스스한 분위기에 이상한 가면까지 있는 걸 보니 그 자신감은 온 데 간 데 없고 기차놀이 대형을 유지하여 빨리 이 음침한 분위기에서 벗어나고 싶을 뿐이었다. 

 "시간은 아직 많이 남았으니까 괜찮아. 천천히 가자. 내일 당장이라도 돌아가고 싶은거잖아 다들."

 시로는 모두를 복돋아주는 말로 힘을 불어넣어 주었다. 다행히 시간은 충분했고 남자와 약속했던 내용을 지키기 위해서는 내일 당장이라도 돌아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마 저녁시간에 봤던 스크린의 위력이 컸던 탓일까 다들 시로의 말에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그 수긍도 금세 침묵으로 바뀌었다.

 "거의 다왔어."

 사박사박 소리를 내며 앞에서 풀숲들을 헤집고 서슴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노사카의 입에서 거의 다 왔다는 말이 나왔다. 노사카는 저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불빛을 보며 손전등의 밝기를 점차 줄여나갔다. 그걸 본 사쿠마와 시로는 서로 눈이 마주치면서 거의 다 왔다는 사실을 뒷사람에게도 전달했다.

 "생각보다 무서운건 없었네."
 "그러게. 귀신 분장이라도 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그 가면이 다였나 봐."

 타츠야와 세이류는 안도의 한숨을 쉬고는 미치나리에게도 전해주었다. 미치나리는 약간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지만 애써 침착하게 웃으면서 어서 지장보살을 찾고 돌아가자고 하였다. 마침내 희미한 불빛은 점차 은은한 빛으로 다가왔고 도착지점에 도착하게 되었다. 그 순간.

 "으윽."

 앙증맞은 반딫불이들이 그들을 반겨주며 이리저리 두둥실 날아가고 있는 동시에 미치나리가 오른쪽 발목을 잡고 주저앉았다.

 


-8화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