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의 이어서지만 1차 캐릭터인 미치바시 시게루의 내용이 더 커서 외전격으로 뺍니다
*시리즈물
*퇴고안함, 오탈자만 검수
*캐붕주의, 1차캐 주의, 문체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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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건지요."
남자는 상당히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그는 이전과 다르게 밝은 목소리로 말하지 않고 잔뜩 떨리는 목소리로 노사카를 바라볼 뿐이었다. 노사카가 다시 여유 있게 웃으며 말했다.
"정확하게 제 선배라고 할 수는 없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저를 포함한 6명의 참가자들에게는 '선배'라고 할 수 있죠."
노사카의 여유 있는 모습에 남자는 침을 꿀꺽 삼키며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그렇다고 넘어갈 노사카가 아니지만 남자의 말에 공감하면서 적당히 놀라는 척을 했다.
"그럴 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저는 그냥 단순한 성인 남자에 불과합니다. 저는 누군가의 우두머리게 서본 적도 없습니다."
"제가 잘못생각했나 보네요."
남자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남자의 이름은 '미츠바시 시게루'로 한때 '오우테이츠키노미야 학원'의 유명한 축구부 '캡틴'이었다. 노사카가 미츠바시에게 선배라고 칭하자 급격하게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한 것이다. 최대한 숨긴다고 숨겼는데 티가 난 걸까. 설마 벌써 다 알아차린 건 아닐까. 미츠바시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잘 대처했어. 조금만 참자.'
노사카가 발걸음을 돌려 숙소로 돌아가려 하자 미츠바시는 특히 노사카 앞에서는 각별히 주의해야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그 노사카도 바보는 아니었다. 미츠바시가 과거 오우테이츠키노미야의 전설적인 캡틴이라면 노사카는 현재 오우테이츠키노미야의 살아있는 전설 캡틴이다.
"노사카? 아직 안 자고 뭐 해?"
"잠깐 조사해 볼 게 있어서요."
"뭘 찾는데?"
"축구잡지요."
갑자기? 여기서? 미치나리는 노사카가 바스락 대는 소리에 잠이 깨, 거실로 나와 그의 행동을 유심 있게 살펴보았다. 갑자기 이런 한밤중에 축구잡지라니. 그것보다 이런 곳에 축구잡지가 있어? 수상한 점 투성이지만 미치나리는 결국 이렇게 깬 거 노사카가 찾는 거나 도와주자고 생각했다. 종이박스나 서랍장, 창고 등등 사람의 손길이 뻗지 않는 곳을 헤집고 다니니, 손은 물론 얼굴을 포함한 온몸에 먼지가 가득 묻었다. 코끝을 간지럽히는 먼지 때문에 미치나리는 소매로 코를 쓱 닦아냈다.
"축구에 관련된 게 있을까? 우린 올 때 그런 거 안 가지고 왔잖아."
"저 남자에 대한 정보예요. 분명 어딘가에 숨겨놨을지도 몰라요."
그런 거 없다니까. 미치나리는 탄식했고 그가 탄식하자 노사카는 낡고 찢어진 종이박스 안에서 먼지로 뒤엉킨 오래된 앨범을 발견했다.
"포기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라이몬에게서 받은 정신이에요."
노사카는 미치나리를 향해 눈웃음을 치며 앨범을 보여주었다. 라이몬과 오우케이의 시합은 노사카를 변하게 만들었다. 계속 축구하고 싶다는 마음, 계속 살고 싶다는 마음, 동료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 모두 라이몬에게서 받았다. 미치나리는 노사카가 찾는 자료를 찾을 생각을 안 하고 빨리 들어가서 자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는 게 창피해졌다. 노사카의 따뜻한 눈웃음에 미치나리도 뺨을 긁적거리며 앨범을 같이 펼쳐보았다.
"이거 오우테이 로고 아니야?"
수북한 먼지를 걷어내고 앨범에 박혀있는 학교의 문장을 보았다. 틀림없는 오우케이의 문장이었다. 하지만 색이 많이 바라고 낡고 찢어진걸 보니 비교적 최근의 앨범은 아니고 상당히 오래된 앨범이라고 생각했다. 노사카가 조심스레 책커버를 펼쳐, 첫 장을 보았다. 놀랍게도 그 앨범은 '축구부'앨범이었다.
"지금이랑 많이 다르네. 유니폼도 그렇고."
"예. 상당히 옛날인 것 같아요."
노사카는 축구부 부원들의 얼굴과 이름을 샅샅이 살펴보았다. 그리고 거기 한 소년의 이름에만 형광펜이 쳐져있었고 귀여운 왕관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미츠바시 시게루'
무심하고 시크해 보이는 소년의 이름은 미츠바시 시게루였다. 모든 사진에는 무표정으로 찍혀있었고 크게 별난 실력을 가진 것도 아니었다. 그냥저냥 한 부원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다만 그 소년에게 형광펜이 쳐진 것과 왕관이 그려진 이유는 사진 속 미츠바시는 많은 사람들에게 언제나 둘러싸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두 그 미츠바시와 즐겁게 축구를 하고 있었다.
"미츠바시라는 사람. 옛날에 유명했던 축구선수인가? 난 잘 모르겠는데."
"저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에요."
학교에서만 유명했던 것인지 아니면 크게 눈에 띄는 점이 없어서인지. 그 축구부 앨범에서는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는 것에 비해 알고 있는 정보가 부족했다. 노사카는 다른 걸 찾기 위해 종이박스를 뒤적였다. 그 종이박스에는 앨범은 아니지만 오래된 잡지 하나가 고스란히 놓여있었고 그 안에는 신문 조각들이 우수수 떨어져 나왔다.
'미츠바시 시게루, 오우테이의 첫승을 안겨줘'
'천재 축구소년 오우테이의 캡틴 미츠바시 시게루.'
'혜성처럼 등장한 오우테이. 그 역사의 시작은 캡틴 미츠바시'
대문짝만 하게 쓰여있는 것은 아니지만 신문 모퉁이에 올라간 기사를 오려 보관해 둔 것 같았다. 그래도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었다. 과거 오우테이를 이끌었던 캡틴은 미츠바시 시게루라는 것. 잡지에도 형광펜 표시나 책갈피를 끼워 넣어 미츠바시의 활약상을 기재해 놓았다. 지금처럼 화려한 축구선수는 아니지만 굳건한 성격으로 모두에게 사랑받는 선수였다. 하지만 안 좋은 기사들도 몇 개 있었다.
'오우테이 다시 쇠락의 길로'
'오우테이츠키노미야 학원 인근에 교통사고 발생.'
'후유증으로 은퇴의 길 선언'
미츠바시 시게루의 활약은 1년도 가지 않았다. 교통사고로 인해 부상을 당하고 그 후유증으로 축구를 더 이상 하지 못해 그대로 은퇴할 수밖에 없었던 비운의 선수였다. 조용하지만 굳건한 성격을 가진 캡틴으로 오우테이에게 희망을 불어넣어 줬으나, 그의 사고와 은퇴로 인해 다시 오우테이는 몇년간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 이후 '아레스의 천칭'계획과 '아레스 재단'으로 인해 다시 오우테이는 전성기를 맞이하였고 노사카 유우마라는 천재 축구선수가 활약하면서 과거 미츠바시 시게루를 잊어버리게 된 것이다.
"너의 선배 격인 건가? 이 사람도 캡틴에 오우테이를 승리의 길로 인도한 전설적인 사람이니까."
"선배..."
'어떻게 부르는 게 좋을까요? 음, 선배님?'
노사카는 자신이 했던 말을 다시 기억해 냈다. 그 말은 그냥 그 자를 당황시키게 만들려고 했던 말이었는데 점차 퍼즐이 만들어 가기 시작했다. 결국 그 남자는 '오우테이의 전설 캡틴 미츠바시 시게루'였던 것이다.
"노사카?"
그렇다면 이 숙소에 이런 과거 미츠바시의 활약상이 있다는 것도 설명이 된다. 이 별장은.
"어이 노사카!"
미치나리는 노사카의 어깨를 흔들며 정신 차리라고 했다. 일단 자료를 찾았으니 내일 아침 모두와 상의해보잠 지금은 들어가서 잠이나 자자며 그를 말렸다. 모처럼 남자의 정체도 별장의 정체도 알 수 있었던 기회였는데. 하지만 노사카도 피곤이 한꺼번에 쏠려 잠이 쏟아지기는 마찬가지였다. 미치나리의 안내를 받아 노사카도 모두가 잠든 새벽 밤에 급하게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 아침은 꼭 반드시 그 자료들을 가지고 베일에 싸인 그 자의 정체를 밝히겠다며 중얼거리며 스르륵 잠에 들었다.
-9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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