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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이레/시리즈

[이나고,아레오각] 츠루기, 후부키 <형제>-02

츠루기 형제, 후부키 형제 소설 시리즈

 

2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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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나이레 side


 "어떻게 할 거야?"
 "무엇을?"
 "방금 네가 떨어뜨린 그 아이 있잖아."
 "지금쯤 우리가 살았던 시대로 돌아가 있지 않을까."

 후부키 형제는 병원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망가진 휠체어가 있어야 할 자리에, 다리가 꺾인 채 죽어있어야 할 자리에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땅에 떨어지기 전에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고 하는 게 더 맞는 표현일 것이다. 보름달이 아주 크게 떠있었다. 그 보름달을 따라 아츠야가 늑대의 하울링을 따라 하듯 우렁찬 콧노래를 불렀다. 그의 목소리는 높은 공기층에서도 쉽게 뻗어져 나가 보름달을 향해 날아갔다. 시로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그만 돌아가자고 말했다. 아츠야도 형의 말에 응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돌아가자. 하쿠렌으로."
 
 
 -

 
 다행히도 유이치는 시로와 아츠야의 말대로 죽지 않고 어딘가로 워프하여 풀숲에 떨어졌다. 휠체어는 여전히 망가진 상태였지만 그래도 재활치료를 꾸준히 한 덕분에 조금은 걸을 수 있게 되어서 휠체어가 망가져도 걸을 순 있었다. 유이치는 떨어진 자리에서 몸을 일으켜보았다. 지면에 손도 올려보고 자신이 살아있다는 걸 몸으로 느꼈다. 숨을 깊게 들이마셔보았다. 

 "춥다...."

 가을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차가운 냉기가 몸을 감싸돌았다. 이대로라면 동사하고 말 거야. 유이치는 간신히 몸을 일으켜 주변의 나뭇가지를 지팡이로 삼아 힘겹게 일어났다. 눈이 조금 덮여있는 풀숲을 손으로 치우며 걸어 나가자 찬바람이 확 불었다. 휘청거리며 중심을 못 잡고 나뭇가지를 떨어뜨렸다. 몸에 중심을 잃어 그대로 굴러 떨어졌다.

 "우,우왓!"

 둔턱에서 굴러 다시 지면으로 떨어졌다. 이번에는 확실히 떨어진 기분이 든다. 다행히도 다리는 더 이상 다치지 않았다. 아니, 여기서 더 다치면 정말로 더는 걸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앓는 소리를 내며 땅바닥에 손을 올려놓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저기, 괜찮나요?"
 "으으....."
 "저기에서 굴러 떨어졌나봐. 소메오카 군. 어서 이 사람을 일으켜주자."

 소메오카? 그러고보니 이나즈마재팬에 강력한 포워드가 있었는데.... 고엔지 선수만큼 엄청난 사람이.... 의식이 조금씩 흐려졌다. 만약 그때 쿄스케의 손을 잡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같이 떨어졌을까. 아니면 손을 꽉 잡아서라도 일어났을까. 그게 아니라면...

 "이봐, 정신차려봐. 정말이지. 오늘은 일진이 사납네."

 익숙했던 목소리에서 말투가 신경질적으로 바뀐다. 거친 그 목소리. 비아냥거리는 태도. 자기를 휠체어채로 밀어버렸던 그 사람이다. 후부키 아츠야라는 사람. 

 "으왓! 뭐 하는 짓이야!"
 "당신이.....당신이....!"
 "이봐! 진정해!"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동생을 놔주세요!"

 유이치는 자신을 죽이려고 한 후부키 형제를 용서할 수 없었다. 그 신경질적인 말투를 들은 순간 알 수 있었다. 아까의 그 아츠야라는 사람이 눈앞에 있다는 것을. 아까 봤던 어른의 모습이 아닌 고작해야 자신의 동생 정도 되는 나이의 앳된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이 사람이 아츠야라는 건 변함없다. 그럼에도 유이치는 아츠야를 향해 내민 멱살을 천천히 풀어주었다. 

 '동생을 놔주세요!'

 처음 후부키 시로가 츠루기 유이치를 찾아왔을 때도 같은 말을 했었다. 이 세상에는 패러렐 세계가 있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선이 수많은 페러렐 세계 중 하나라면 네가 다치지 않은 세계도 있는거라고. 자신의 동생이 죽지 않고 살아있고 모두가 행복하게 축구를 할 수 있는 세계가 있다고. 후부키 시로는 그 세계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유이치는 단번에 알아챘다. 자신이 떨어진 이 세계가 아침에 후부키 시로가 자신에게 말해준 그 페러렐 세계라는 걸.

 "........"
 "뭐냐고 진짜.... 오늘은 운이 안좋다고."
 "아츠야. 좀 떨어져 있어."
 
 아츠야는 옷무새를 정리하고 머플러를 다시 똑바로 맸다. 시로는 동생을 챙기듯 거기서 나오라며 동생을 자기 뒤에 숨겼다. 유이치도 다리에 힘이 풀려서 그대로 주저앉았다. 영문도 모른 채 달려온 소메오카만이 어리둥절하며 쓰러진 유이치를 지탱해주고 있었다. 자신을 죽이려고 한 후부키 형제가 밉다고 할 순 없지만(실제로 죽지 않았으니까) 적어도 자신이 형으로서 동생 옆에 있어주지 못한 게 통탄스러워 저 형제를 갈라놓고 싶은 마음은 있었다. 복수를 하리라 다짐하며 후부키 형제 쪽을 바라보자 시로가 아츠야를 뒤에 두고 막아 세우고 있는 걸 발견했다. 

 "당신, 갑자기 이게 무슨 짓이죠? 제 동생이 무슨 짓을 했나요? 그렇다면 제가 사과할게요. 하지만 그런게 아니라면 당신이 사과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시로는 담담하게 말하고 있었지만 이쪽도 화나는건 마찬가지였다. 애써 냉정한 척을 하고 있지만 유이치를 때리고 싶은 마음도 분명 있었다. 과거의 일이 떠올랐다. 추억이라고 하기에는 뭐 하지만 유이치의 동생인 쿄스케가 유괴당할뻔했던 일을. 그때는 둘 다 너무 어려서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이었다. 놀이터에서 태평하게 놀고 있던 형제는 동생이 목이 마르다는 소리에 형이 먼저 음료수를 사 올 테니 잠깐 기다리라고 했다. 

 "쿄스케! 다른 사람이 가자고 하면 절대 따라가면 안돼! 형 금방 올게."
 "응 알았어!"

 그말이 끝나기도 무섭게 쿄스케는 어떤 머플러를 두른 소년에게 끌려가고 있었다. 음료수를 사고 돌아오는 길에 쿄스케가 끌려가는 걸 본 유이치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급하게 뛰어가 끌고 가는 소년의 팔을 잡았다. 무슨 짓이냐고 따져 묻고 싶었지만 소년의 눈이 너무 무서웠기 때문에 순식간에 얼어붙어 말할 수 없었다. 머플러를 두른 소년도 다른 사람이 눈치챈 걸 알아차렸는지 무서워하며 손을 벌벌 떨면서 쿄스케를 잡은 손을 놓았다. 유이치는 너무 놀라 쿄스케를 꼭 끌어안고 그 소년에게서 떨어졌다.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지만 차가운 냉기가 도는 섬뜩한 소년이었다. 왜 그런 어린 사람이 쿄스케를 데려가려고 했는지는 모르지만 유이치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쿄스케의 얼굴부터 살폈다. 쿄스케는 자신이 위험에 처했다는 사실도 모른 채 해맑게 웃으며 유이치에게 안겼다. 

 "형아~ 음료수 사왔어?"
 "응? 으응.... 쿄스케 오늘은 그만 들어가자. 시간이 너무 늦었다."

 그날 이후 유이치는 쿄스케 옆에서 절대 떨어지면 안 되겠다고 다짐했다. 사고가 났던 그날에도 병원에 입원해 있어도 쿄스케의 안위를 걱정했다. 혹여나 혼자 나가서 놀다가 또 유괴를 당하는 거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도 그 유괴소동 이후로는 쿄스케도 모르는 사람을 보면 경계를 잘하는 사람으로 성장했고 유이치가 옆에 있지 않아도 알아서 잘하는 아이가 되었다. 친구도 많이 생겨서 무척 자랑스러워했다. 그런데도 마음 한편에는 동생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이치는 후부키 형제를 보면서 잊고 있었던 감각이 조금씩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형님, 저 사람 다리를 못 쓰는것 같은데?"
 "뭐?"

 소메오카도 아츠야의 말에 우선 일어나보라며 유이치를 거들어주었다. 하지만 여전히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서려고 하면 넘어지고 서려고 하면 넘어졌다. 그렇게 몇 번을 반복하더니 포기했는지 그대로 주저앉았다. 소메오카는 땅바닥에 계속 앉힐 순 없으니까 우선 벤치에 앉히자고 했다. 

 "어이, 아츠야! 좀 도와줘라."
 "에~ 소메오카씨 얼굴은 험악한데 힘은 의외로 약한가 봐?"
 "네가 뭐라고 하든 난 도발에 안넘어가거든. 어서 와서 도와. 양쪽에서 지탱해야지 이 사람이 일어나지."
 "정말 손이 많이 가는 사람이네."

 아츠야는 시로와 눈빛 교환을 하더니 시로가 가서 도와주라며 고개를 끄덕였고 아츠야도 하는 수없이 도와주겠다며 소메오카의 옆으로 가서 유이치의 왼쪽 팔을 자신의 어깨에 감고 들어 올렸다. 유이치는 아츠야의 얼굴을 유심히 보았다. 분명 아까 병원에서 본 아츠야라고 하는 사람과 같은 얼굴이다. 사나운 눈매에 멋대로 행동하는 것이 마치 자신의 동생을 떠올리게 했다. 둘, 셋. 하고 기합 넣는 소리에 맞춰 간신히 일어난 유이치는 그제야 벤치에 가서 편하게 앉을 수 있었다. 아츠야는 유이치를 앉히고 나서 눈을 가늘게 뜨며 그를 내려다보았다. 

 "당신, 형이지?"
 "음?"
 "아츠야. 형은 여깄어."
 "아니 내 형 말고 이 사람 동생이 있는 것 같아서."
 
 아츠야의 말에 움찔한 시로가 눈썹을 꿈틀거리며 눈은 웃고 있었지만 전혀 웃고 있지 않은 얼굴로 아츠야에게 태클을 걸었다. 뒤이어 아츠야의 대답에 그제야 시로는 그 뜻이냐며 진짜 웃음을 보여주었다. 

 "아까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던데. 그 얼굴은 형이 날 볼때랑 비슷했어. 틀려?"
 ".......맞아."
 "훗, 이정도는 식은 죽 먹기지."

 아츠야는 팔짱을 끼며 기세등등해졌다. 시로는 그런 아츠야의 머리에 가볍게 꿀밤을 먹이며 자만하지 말라고 좀 있으면 2학년이 되는 녀석이 선배답게 굴라며 잔소리를 했다. 

 "딱 너희 나이때야."
 "당신 동생도 축구를 해?"
 "그래. 나이도 너랑 같아. 중학교 1학년이고 축구를 좋아하고 공격수고....."
 
 말하면서도 모든게 맞아떨어졌다. 조금 건방지지만 형에게는 나름 온순하고 1학년에 에이스 스트라이커에 촉망받는 유망주.... 후부키 시로도 과거에는(그러니까 이 시기에) 촉망받는 슈퍼루키였다고 하니 분명 자신의 동생도 그만큼 촉망받는 선수가 될 것이다. 못 움직이는 자신의 몫만큼, 아니 자신의 몫하고는 상관없이 쿄스케가 좋아하는 만큼 축구를 한다면 그만한 선수가 될 것이다. 

 "형제가 같이 축구를 한다는건 정말 축복받은 거야."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

 그제서야 눈치챘다. 왜 후부키 시로가 츠루기 유이치에게 와서 과거의 일을 이야기해 주었는지. 그리고 왜 이 페러렐 월드를 보여주었는지. 하지만 힘이 없었다. 휠체어를 힘차게 밀어버린 아츠야만큼의 힘이 없었다. 힘은커녕 그런 짓을 할 정도로 건방지지도 않았다. 그러니 맡길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로 넘어가버린 다른 페러렐 세계의 자신에게. 




 이나고 side


 "왜그래 쿄스케? 같이 축구하자니까. 형이랑 하고 싶었잖아?"
 "당신은.... 누구지?"
 "아하하, 재밌는 소리를 하는구나. 같이 축구를 하는 날을 계속 기다려왔잖아. 이렇게 두 다리가 멀쩡한 상태로."
 "웃기지마. 형은 어디 있어?"
 "텐마군. 잘 설명해 줄래? 쿄스케가 혼란스러워하는 것 같은데."

 다시 병원. 병원의 옥상정원에는 후부키 형제는 온데간데없고 자신을 츠루기 유이치라고 주장하는 사람만이 남아있었다. 확실히 모습은 자신이 알고 있는 형이었다. 텐마는 자신의 이름이 나오자 그제야 머리가 돌아가기 시작했는지 큰 눈을 빙글빙글 돌리며 신경이 날카로운 쿄스케를 간신히 진정시키며 유이치에게 저번에 만난 그 츠루기 유이치가 맞는지 물었다. 그러자 유이치는 싱긋 웃으며 맞다고 대답했다. 

 "그,그렇다면 저희 좀 도와주세요!"
 "응, 당연히 그럴 거야."
 "그러면 싸우지 말고.... 우선 같이 이야기를...."
 "싸우자는거 아니야. 쿄스케, 나는 네 말대로 네가 알고 있는 유이치가 아니야. 다른 세계의 유이치다."
 "하,하아....?"

 쿄스케는 혼란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유이치는 조금 눈썹을 누그러뜨리며 쿄스케를 천천히 훑어보았다. 쿄스케는 뭐하는거냐며 주춤했지만 텐마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까 우리랑 같은 편이라고 안심시켰다. 텐마마저도 알 수 없는 소리를 하니 쿄스케는 더더욱 신경이 날카로워졌다. 속까지 매스꺼워졌다. 

 "이 세계의 나는 아마 지금쯤 다른 세계로 갔을거야."
 "페러렐 세계란 말이죠?"
 "응 맞아. 그 대신 내가 이곳에 왔어."
 "그럼 진짜 유이치 형은.... 저기 저희 좀 도와주세요. 후부키 시로와 그의 동생이 갑자기 나타나서 유이치 형을 밀어버렸다고요!"
 "그것도 알고 있어."
 
 하지만 도와줄 수 없었어. 그게 이 세계의 규칙이었으니까. 유이치는 구해주지는 못했지만 다른 곳으로 워프 하도록 도왔다고 말했다. 너희가 알고 있는 유이치는 상처도 없이 다른 곳으로 갔으니 걱정 말라고 안심시켰다. 하지만 쿄스케는 달랐다. 형과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가짜' 형이 말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웃기지마!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말을 해! 당신은 내 형이 아니야. 당신도 알고 있잖아!"
 "맞아. 내가 아는 쿄스케는 나를 대신해서 축구를 포기했어."
 ".....!"
 "아마 이 세계의 나는 쿄스케를 대신해서 축구를 포기했을 거야."
 "그,그게.... 무슨....."

 유이치는 축구를 하자고 제안했다. 그래도 이런 옥상정원에서 할 수 없으니 밖으로 나와서 그라운드에서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하자고 했다. 쿄스케는 처음에는 껄끄럽고 화만 나서하고 싶지 않았지만 유이치는 쿄스케가 자꾸만 피하는 게 슬슬 짜증이 났는지 오히려 그를 도발했다. 

 "그런 정신상태로는 형을 되찾을 수 없어. 이게 무슨 뜻인지 너라면 알거다."

 쿄스케는 그말에 응수하듯 그라운드로 나와 유이치와 마주 섰다. 텐마는 형제의 싸움을 말리고 싶었지만 유이치가 너무 강력하게 나오는 바람에 그를 말릴 수 없었다. 더군다나 이 유이치가 텐마가 페러렐 세계에서 만난 그 유이치라면 우리 편으로 꼭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텐마는 쿄스케를 응원할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든 쿄스케가 이기는 수밖에 없었다. 

 결과는 암담했다. 쿄스케는 유이치한테서 한번도 공을 뺏어보지도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지고 말았다. 숨을 헐떡이며 땀을 줄줄 흘리며 그라운드에 드러누웠다. 거친 숨을 삼키고는 저딴 가짜 형한테 진 게 분해서 팔로 눈을 가리며 입술을 강하게 깨물었다. 텐마는 이 암담한 결과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반대로 유이치는 땀 한 방울 흘리지 않은 채 상쾌한 표정으로 쿄스케에게 다가갔다. 텐마는 그라운드로 난입해서 유이치를 막아세웠다. 

 "츠루기는 이제 더이상 움직일 수 없어요! 유이치 형 그러지 말고 제발 저희를 도와주세요! 형도 츠루기를.... 아니 쿄스케를 지키고 싶으신 거잖아요!"
 "그래서야."
 "네....?"
 "쿄스케, 텐마군. 너희 둘 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다. 지금의 상태로는 후부키 형제를 이기지 못해. 아쉽게도 나는 그들에게 대들 수 없는 위치지만 너희는 할 수 있어. 너희가 그 형제에게 이길 수 있게 내가 단련시켜 줄 생각이다. 방금 걸로 쿄스케의 실력을 확인한 거다. 앞으로 일주일간 매일마다 와서 내가 너희를 훈련시킬 거야."
 "........"
 "네가 싫다고 해도 난 너를 강하게 키울 수밖에 없어. 이해해주렴."

 쿄스케는 아무말 하지 않고 일어나 옷에 묻은 흙을 대충 털고 스포츠가방을 들고 그라운드를 나갔다. 텐마는 어디 가냐며 따라가려고 했지만 유이치가 마음에 걸려서 제자리 뜀박질을 하면서 두리번거렸다. 유이치는 텐마에게 자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니 쿄스케를 쫓아가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기가 없는 만큼 쿄스케를 옆에서 잘 지탱해 주길 바랐다. 전에도 비슷함 바람을 받았던 텐마였기에 그를 이해할 수 있었다. 유이치를 뒤로 하고 쿄스케를 따라 그라운드를 나갔다. 유이치는 텅 빈 그라운드를 보며 혼자 드리블을 연습했다. 그러다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리는 감각을 느꼈다.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 어서 후부키 형제를 막지 않으면 이 세계와 페러렐 세계가 섞여서 모두가 불행한 세계가 되어버리고 말 것이다. 

 텐마는 쿄스케를 따라잡아 겨우 그와 함께 나란히 걷게 되었다. 왜 그때 유이치 형과 제대로 마주하지 않았냐고 묻자 쿄스케는 입을 열었다.

 "그쪽 형을 진짜라고 믿어버리면 내 진짜 형은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았어."
 "츠루기.... 하지만 기쁘지 않아? 유이치 형이 다시 축구를 할 수 있는게. 심지어 엄청 잘하잖아."
 "텐마!!"
 "흐에?"
 "난.... 저런 형을 보고 싶은 게 아니야. 그런 멀쩡한 형을 보고 싶은 게 아니라고. 난..... 난......"

 쿄스케는 그라운드에서 울지 못한 만큼 어두운 골목길에 돌아서야 두 주먹을 꽉 쥐고 흐느껴 울었다. 텐마도 쿄스케의 마음을 잘 알고 있는지 아무 말하지 못하고 그의 주위를 맴돌 뿐,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무력한 자신이 밉기도 했다. 츠루기 형제를 도와주고 싶은데도 도울 수 없었다. 적어도 자신이 후부키 형제에 대해 더 자세히 안다면 도와줄 수 있을 텐데.


-3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