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쓸려고 했다가 관둔거 일단 써놓은것만 올려놓겠음 그 이외에는 나도 모르겠음 생각나면 꼭 마무리지어야지
**시리즈물. 3탄으로 나눠져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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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스트라이커. 키라 히로토라..."
"뭐야, 너 타츠야냐?"
"갓 스트라이커는 무슨말이야? 난 잘 모르겠는데. 그나저나 왜 키라 히로토가 살아있어?"
"...뭐?"
"키라 히로토는 죽었어. 그리고 내가 그 키라 히로토야."
몸부림을 치며 일어나는 히로토. 그 옆에는 중얼거리며 펭귄...소리를 내며 곤히 잠든 하이자키가 있엇다. 기분 나쁜 꿈. 왜 하필 내일 출국인데 이런 꿈을 꾼거지. 내가 죽다니 무슨 재수없는 꿈이 다있담.
"세수나 하고 와야겠다..."
"히로토는 죽었어."
"...!"
뒤를 돌아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그 하이자키도 조금 끙끙대는 소리를 냈지만 일어나지는 않았다. 이제는 환청까지 들리는거냐. 히로토는 문고리를 열고 화장실로 직행했다.
"좋아 아무도 없네."
솔직히 조금 놀랐을 뿐이지 겁낸적은 없다. 그런 귀신 나와보라고 하던지! 이 갓 스트라이-
"히로토군? 새벽에 무슨일이야?"
"우왓!"
나긋나긋하게 속삭이는듯한 그 목소리와 창백한 피부 때문에 귀신인줄 알았다. 어정쩡한 자세를 한채로 겁에 질린 얼굴을 하고선 화장실 앞에 선 사람의 얼굴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어두워서 잘은 안보였지만 억지로 웃고 있는 듯 보였고 이마에는 식은 땀이 송글송글 맺혀있고 손에는 타올을 쥐고 있었다.
"뭐야. 후부키씨이었어? 당신이야 말로 이런 새벽에 무슨일로-"
"응 그냥 조금. 악몽...꿨다고 해야하나?"
"악...몽..."
동질감을 느꼈다. 악몽이라고? 당신도? 후부키는 세면대에 서서 찬물을 얼굴에 끼얹었다. 고개를 들어 거울을 보자 그 거울에 손을 살포시 대며 중얼거렸다.
"아츠야..."
히로토는 소름이 돋아서 그에게서 조금 떨어졌다. 하지만 그거에 불굴하지 않고 후부키는 얼굴을 타올로 닦았다. 그리고는 히로토를 바라보았다.
"히로토군은 무슨일이야?"
하지만 그의 얼굴에는 약간의 눈물이 맺혀있었다. 언제나 쿨하고 성숙했던 사람이었는데 지금 보는 후부키는 악몽에 두려워서 몸서리를 치는 듯 보였다. 그리고 미세하게나마 몸이 떨리고 있다는 것을 히로토는 알 수 있었다. 이 사람이라면 지금 내 기분을 알까? 자기가 죽었고 그 이름을 대신 쓰는 사람이 자신의 친구라는 사실을...
"같은 이유야. 나도 악몽때문에 잠시 기분 좀 풀까 해서..."
"헤에- 악몽이라. 요즘 많이 힘든가봐? 하긴 결승전 조마조마했었지. 그래도 히로토군이랑 하이자키군 덕분에 언제나 골을 맡길 수 있는걸."
"뭐...이런저런 이유에서겠지."
"난 말이야. 기분 나쁜 꿈을 꿔서 일어나서 제대로 잠을 잘 수 없겠더라고. 그래서 얼굴에 찬물이라도 끼얹으면 될까 싶어서 왔어."
후부키와 히로토는 함께 밖을 나섰다. 한번이라도 같은 접점이 없는 사람인데도 무언가 동질감을 느끼게 된 히로토였다. 이사람하고는 한번도 겨뤄본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히로토는 후부키에게 이끌렸다. 그건 단순히 선배라서, 자기보다 어른인 사람이라서 끌리는 것이 아니였다. 본질적인 문제였다. 머리속에서는 없는 일이 마음은 기억하듯 그는 후부키와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게 무슨 이유인지는 마음도 뇌도 모르지만.
"무슨 악몽을 꿨는데?"
"그냥 이러저러한...그나저나 왜 갑자기 밖으로 불러내는거야?"
"그러게 왜일까? 오늘 처음 같이 대화하는거지만 뭔가 친근감이 있어서일까? 히로토군은 내 동생이랑 많이 닮았거든."
"그런 꼬맹이 나는 몰라."
"하핫. 그런가. 난말이야-"
후부키는 몸을 돌려 초승달이 된 달을 쳐다보았다. 그러보니 달에는 토끼가 산다고 하지. 하얀색 달토끼가. 어라? 근데 이 얘기 누구한테 들었더라?
"아츠야가 죽는 꿈을 꿨어."
히로토는 잠시 멍을 때리다가 '아츠야가 죽는꿈'이라는 것에 정신을 차렸다. 아츠야? 후부키씨 동생 말하는건가? 동생이 죽는꿈이라니 상당히 기분 나쁠만한 꿈이네. 히로토는 혀를 차며 후부키 옆으로 다가갔다. 그의 은빛 머리칼은 달빛을 머금어서 더욱 빛나고 있었다. 마치 그 아츠야라고 하는 사람의 빛까지 다 흡수해서 더 아름답고 반짝이고 있었다. 그래 같은 꿈이네. 싶은 생각이 든 히로토는 자신의 꿈 얘기도 했다.
"나도 마찬가지야. 내가 죽는 꿈을 꿨어. 재수없게. 누가 죽는다는거야? 심지어 타츠야 녀석이 내 이름을 빌려쓰고 있었어. 죽은 내 이름을 대신 잇는 듯이."
"헤에- 타츠야군이 히로토군으로? 재밌네."
"하나도 재미없습니다만."
"나도 비슷해. 아츠야가 죽어서 그 인격이 나에게 흘러들어왔어.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던 걸까. 나는 어떤 때는 아츠야가 되었고 어떤 때는 시로가 되어있었어. 상당히 괴로워한것 같던데 그 꿈의 나."
그래서 그렇게 식은땀을 흘리며 몸을 떨고 있었던 걸까? 히로토는 후부키와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전혀 자신과 다른 성격에 다른 길을 걷고 있음에도 그에게 이끌렸다. 후부키라면 자신의 마음을 알아 줄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왜일까?
"꿈이...생생해. 내가 죽고 타츠야가 나 대신 살아간다는게. 그런게 가능할 수 있어? 분명 그애는 '타츠야'인데 어떻게 '히로토'가 된다는거야?"
"그 꿈의 나도 아츠야로 살아가고 있었어. 아니 아츠야처럼 살아가고 싶었을지도. 아츠야는 나보다 더 대단한 놈이니까."
"당신 동생도 안죽었잖아. 그건 그냥 꿈일 뿐이야. 그냥 단순히 재수없는 꿈."
"응, 그랬으면 좋겠다. 아무일도 안일어나고 아무도 죽지 않는 그런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지금 아츠야도 이 초승달을 보고있지 않을까?"
후부키는 초승달을 보고 있었다. 옆머리에 가려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의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히로토는 괜한 말을 꺼낸것 같아 죄책감이 들었다. 그 역시 고개를 숙여 한참을 멍때렸다.
"있을 수 없어...그런거..."
"있을 수 없지만 후부키도 같은걸 겪었다면서. 그럼 있을 수도 있는 일 아닐까? 내가 너로 살아간다는건."
"타츠야...?"
"그 이름은 버린지 오래야. 난 히로토야. 키라 히로토."
"웃기지마. 넌 키야마 타츠야잖아! 왜 나처럼 살려고 하는거야? 죽은 사람이면 곱게 보내달라고!"
"모든건 아버지의 뜻대로. 아버지가 원하시던 일이야. 나는 그에 보답할뿐이지."
"망할 아버지?"
"망할이라고 하지마. 진짜 아들."
"내가 내 아비를 부르는데 무슨 문제라도 있어? 그러는 너는. 왜 아버지도 아닌 사람을 아버지라고 부르는거냐? 뭐 지금도 마찬가지긴 하지만 그래도 너는-"
"넌 이해못하겠지. 나에게는 그분이 전부야. 부모 얼굴도 기억못하고 이름도 모르는 나를 거두워주시고 키워주신분이기 때문에 그 은혜에 보답하려는거야. 더 완벽한 키라 히로토가 되기위해... 그게 내가 살아가는 이유야."
".....너 자기 생일은 기억하냐?"
"내 생일도 아버지가 지어주신거야. 그러니 당연히 기억할 수밖에."
"생일이 언젠데."
"1월 2일."
웃기지마! 그건 내가 태어난 날이야! 또 다시 악몽을 꾸고 말았다. 히로토는 발버둥을 치며 일어났지만 잉미 등은 땀으로 흠뻑 젖었고, 옆에는 같은 방을 쓰는 하이자키도 없었다. 창문을 바라보니 이미 아침이 밝아있었다. 또 다시 악몽을 꾸다니. 이젠 잠자기가 두려워진다. 아침이니 일어나서 이불을 정리했다. 하이자키녀석은 벌써 나간건가? 나 좀 깨워주지 의리없는 자식. 투덜거리는 히로토는 화장실로 직행했다. 어제새벽의 일이 떠올랐다.
'아츠야가 죽는 꿈을 꿨어.'
후부키씨 동생이 죽을리가 없지. 단순히 기분 나쁜 꿈일 뿐이야. 내 꿈도 마찬가지고. 히로토는 그렇게 생각했다. 화장실로 직행하는 길에 몇명의 사람과 맞닥뜨렸지만 딱히 인사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대충 고개만 까딱하고 지나갔다.
"칫. 치약이 다 떨어졌네."
"내꺼 쓸래?"
"어 땡큐."
에? 타츠야? 히로토는 치약의 주인을 보고 조금 놀랐다. 꿈에서도 실컷 본 얼굴 현실에서도 이렇게 볼 줄이야. 정신이 아찔했다. 그녀석의 얼굴은 더이상 보고싶지도 않으니까. 마음 깊숙한 곳에서 무언가 나오려고 하는것 같았다. 심장에 바늘 수십개를 찌르는 기분이었다. 황급히 히로토는 치약을 받아들고 고개를 돌렸다. 치약을 칫솔에 짜고 그 치약을 세면대에 올려놓았다. 거울을 보면 그녀석이 비춰나온다. 그것만으로도 히로토는 머리가 아파왔다. 토할것 같은 기분. 속이 울렁거리고 자꾸만 그녀석이 꿈에서 말한 내용이 잊혀지지 않는다.
"히로토? 어디 아파? 안색이 많이 안좋아보이는데. 오늘 아침 연습은 쉬는게 좋을것 같은데."
"신경꺼."
"뭐 너가 알아서 할일이라고 생각은 들지만 너 정말 안색이 안좋아. 선수에게 있어서 컨디션은 중요한거 알잖아."
타츠야는 히로토의 팔을 잡았다. 히로토는 그런 타츠야의 손을 뿌리치고 소리를 질렀다.
"짜증나니까 만지지 마!!!"
'나는 키라 히로토야. 모든것은 아버지를 위해서야. 내가 살아있는 이유도 내가 축구를 하는 이유도 내가 이곳에서 너와 얘기하는 이유도. 모두 내 자유가 아니야. 너가 죽었기 때문에 내가 너의 뒤를 이을 뿐이야."
웁. 왜 이럴때 그 생각이 나는거지? 아 짜증나. 왜 하필이면 아침부터 이녀석을 만나가지고 이런 추태를 보여아하는거야. 히로토는 칫솔을 떨어뜨리고 헛구역질을 하며 주저앉았다.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지만 귀로는 타츠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히로토! 왜그래? 괜찮아? 저기요! 히로토가 쓰러졌어요!"
"무슨일이야?"
"히로토 왜그래!"
닥쳐닥쳐. 니 입으로 말하지마. 더 머리가 아파와. 아 왜이렇게 된거지. 어제의 꿈은 꿈이 아닌건가? 왜 너가 내 행세를 하는게 보이는거야.
"히로토! 히로토 정신차려! 히로토!"
시끄러워. 너의 목소리가 자꾸 뇌를 울리잖아. 이젠 말할 힘도 없어진 히로토는 눈앞이 흐려졌다. 마지막으로 그의 눈에 비친것은 그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키야마 타츠야'라고 불리는 사내였다.
-
"히로토는? 괜찮은거래?"
"아 캡틴. 지금 쉬고있어요. 아직 정신은 돌아오지 않았는데 원인은 불명이래요. 아무래도 수면부족이거나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에 실신한것 같다고 했어요."
"그녀석 어제 밤부터 악몽을 꾸더니."
"악몽?"
"그래. 옆에서 자꾸 끙끙대며 아니야,아니야 그러길래 무슨소리인가 싶어서. 아침에도 그러길래 깨우려 했는데 아무리해도 안일어나길래 그냥 냅뒀어."
정신을 잃은 히로토는 니시카게의 등에 엎혀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원인은 모르지만 컨디션 조절을 실패한게 원인듯 싶다고 했다.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히로토가 실신할줄은 몰랐다고 모두가 입을 모아 말했다. 튼튼하고 기운 넘치기로 유명한 사람 중 한명이었다. 그런 사람이 실신이라니. 그렇게 많은 경기를 한것도 아니었는데. 타츠야는 계속 불안해 하며 병실 안밖을 멤돌며 히로토의 상태를 확인했다. 뭐가 됐든 타츠야가 히로토를 마지막으로 봤고 그를 본 순간 히로토의 상태가 이상해졌기 때문이다.
"타츠야군. 히로토군의 상태는 좀 어때?"
"후부키씨. 이젠 괜찮을거라고 했어요. 하지만 아직 의식이 돌아오지 않아서... 아침에 안색이 많이 안좋았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헛구역질을 하며 쓰러지길래... 한번도 이런적 없었는데."
"타츠야군. 혹시라도 히로토군이 일어나게 된다면 나를 가장 먼저 만나게해줘. 절대 먼저 들어가지 마."
"네?"
"히로토군 어쩌면 어제의 악몽 때문에 그런것 같으니까."
후부키씨도 히로토가 왜 이런지 알고 있어? 어째서 히로토는 나에게 먼저 알려주지 않았던 거지? 타츠야는 걱정이 되서 이것저것 말하고 싶었지만 그 마음을 꾹 누르고 고개를 끄덕인채 히로토를 뒤로한채 병원을 나갔다. 히로토의 악몽이 무언인지는 제대로 모른다. 하지만 타츠야는 지금은 후부키에게 맡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 후부키씨에게 맡기자. 히로토는 괜찮겠지. 잠깐 잊자. 잊어..."
타츠야는 경기장을 무작정 뛰면서 슛연습을 했다. 축구를 하면 히로토를 조금이라도 잊을까 싶어서였다. 땀에 흠뻑 젖어도 절대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계속 된 연습에 다리가 풀려 주저앉은 타츠야는 입술을 깨물었다.
"안돼겠어...도저히 잊혀지지가 않잖아..."
그런 그에게도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
아 여긴 어디지. 지금까지 무슨일이 있었지. 아 맞다. 난 분명 화장실에 갔는데 타츠야와 만나고 어제의 꿈때문에 머리가 아파와서 결국 그대로 쓰러졌었지. 히로토는 손을 위로 올려보았다. 감각이 있다. 눈이 깜빡이는게 느껴진다. 발가락도 움직여보니 발가락도 움직인다. 아무래도 자신은 '살아있다'라는게 느껴지는듯 했다. 그리고 그 옆에는 타츠야가 아닌 다른 사람이 있었다. 오히려 다행히어서 한숨을 쉬었다. 어쩌면 다시 기절했을지도 모르니까.
"이젠 괜찮아 히로토군?"
"후부키씨... 다른 녀석들은요?"
"밖에는 하이자키랑 카제마루가 있어. 둘 말고는 모두 연습하러 갔어."
"타츠야도?"
"응. 내가 일부러 피해달라고 했어. 걔가 있으면 너가 더 힘들어질 것 같아서. 나도 마찬가지야. 아침에 일어나서 아츠야에게 전화를 하려고 했는데 목소리를 들으니까 갑자기 속이 메스꺼워져서. 소메오카군이랑 모두에게 안부 전해달라고 하고 바로 끊었어."
"그녀석. 실망하거나 서운하다는 표정 짖지 않았어요?"
"에? 그랬나? 딱히 그래보이진 않던데. 오히려 너를 걱정했어."
"타츠야녀석. 알기 쉬운 성격이어서... 얼굴에 다 들어나거든요. 감정이."
"꿈에서도 그랬어?"
꿈? 꿈에서 그녀석은 어땠지? 꿈을 떠올리자 다시 뇌가 울렸다. 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괴로워하자 후부키가 다시 그를 눕혔다. 꿈에서 타츠야는...아니 '키라 히로토'라고 결정짓는 사람은 감정이 없는듯 보였다. 차갑고 행복해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그래서 더 열이 받았는지도 모른다. 자기 자신을 연기하느라 진짜를 잃어버린 녀석한테 행복이란게 있을리가 없다고 히로토는 생각했다.
"괜찮아. 히로토군. 나도 그랬으니까. 내가 아는 아츠야는 언행은 좀 거칠지만 그래도 귀여운 구석이 있고 표정이 다 드러나는 녀석이었는데 그 꿈에서의 아츠야는... 오히려 분노에 휩싸여서 자기 자신을 제어 못하는듯 보였어."
"똑같네요."
"그러게."
후부키는 근처에 있는 물 한병을 마셨다. 히로토는 그를 등지고 누웠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물을 마시던 후부키는 다시 그 자리에 물병을 놓고는 히로토에게 말했다.
"하이자키도 기다렸어. 너가 걱정되었나봐. 어떡할래? 만날래?"
히로토는 말 없이 손을 들어 ok싸인을 보냈다. 후부키는 미소를 지으며 그런 부분도 동생이랑 똑같다며 병실을 나서려했다. 히로토는 후부키가 가기 전에 감사인사와 부탁을 했다.
"그 꿈. 다른 사람한테도 말했어요?"
"아니. 괜한 트러블 일으키고 싶지 않으니까."
"그럼 저도 말 안할게요. 그러니까 타츠야에게 말하지 마요."
"그럴게."
후부키는 병실을 나갔고 카제마루와 하이자키가 들어와서 히로토의 상태를 체크했다. 이 상태로는 연습을 못할것 같다고 판단했는지 카제마루는 엔도에게 문자를 보내려했다.
"엔도한테 문자가 왔었네? 음?"
"뭐야, 또 뭔일 있대?"
히로토는 벽을 본채로 가만히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있었다. 카제마루는 메일 문장을 찬찬히 살펴보더니 하이자키에게 그 문자를 보여주었다. 하이자키도 마찬가지로 그 메일을 보고 놀란 눈치였다. 카제마루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엔도의 문자 내용을 요약해주었다.
"히로토. 방금 엔도한테 문자가 왔는데. 들어줘. '타츠야가 무리해서 연습을 하다가 발목을 다친것 같아. 그런데 계속 연습을 하겠다고 떼를 써서. 이쪽으로 와서 얘좀 말려봐.' 그런고로 나랑 하이자키는 타츠야가 있는 곳으로 가려고해. 넌 아직 쉬어야 할것 처럼 보이는데. 타츠야에게 뭔가 전해주고 싶은 말이라도 있어?"
"....없어."
"그래. 그렇다면 우린 가볼게. 하이자키 가자."
"자,잠깐. 히로토 정말 그래도 괜찮겠어?"
"그녀석 보면 일러줘. 선수한테 가장 중요한건 컨디션이라고."
그 말은 아침에 타츠야가 히로토에게 해주었던 말이었다. 히로토는 그말만 전하고는 다시 뒤돌아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었다. 히로토에게는 타츠야는 처음사귄 친구였다. 어릴때까지만 해도. 그런데 그 소중한 친구가 죽은 자신의 행세를 한다는게 믿겨질만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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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 언젠가 풋볼프런티어에서 정상을 노리자!'
어릴때 한 약속에 히로토는 보답이라도 하듯 같이 풋볼프런티어에 나갔고 같은 필드에서 다같이 보냈다. 그리고 지금은 국가대표로서 출전을 했다. 여전보다 더 많은 시간을 가지게 된 두사람은 같이 있는 시간이 길어짐과 반대로 같이 이야기 하는 시간은 짧아졌다. 몸은 가까워져도 정신까지 가까워지지 못했다. 히로토가 그 꿈을 꾸고 나서는 더더욱 가까워질수 없었다. 아니 더이상 가까이 갔다가는 꿈에 나올 타츠야의 얼굴이 보일까봐, 그 모습이 보기 싫어서 일부러 피하는것도 있었다.
"히로토군 몸은 좀 괜찮아?"
"....그럭저럭."
시간이 좀 흐르고 난 후 병문안을 온 사람은 후부키였다. 둘다 하고 싶은 말은 많은 눈치였지만 그 누구도 먼저 말을 꺼내지 않았다. 후부키는 방을 이리저리 훑어보더니 히로토 옆에 있는 의자에 걸터앉아 물었다.
"우리 둘에게만 보였던걸까."
"다른 녀석들은 그런 꿈을 꿨다고 이야기 하지 않았잖아."
"아츠야도 그런 꿈은 안꿨겠지?"
"....."
히로토는 확답을 줄 수 없었다. 자신이 아츠야도 아니고 더불어 그런 꿈을 꿨다고 보란듯이 떠벌떠벌 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후부키는 히로토의 침대에 두손을 가지런히 올려놓고는 다시 말했다.
"슬프진 않아. 그건 사실이 아니니까. 아츠야는 잘 있던데 뭐, 너도 이렇게 살아있고."
"용건이 뭔데."
"그건 단순한 꿈이라고 믿었으면 해서. 너도 그렇게 생각하잖아? 그게 진실일 수 없다고."
후부키의 흔들림 없는 눈에 히로토는 자기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더니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몸도 어느정도 나았겠다 다시 훈련을 하러 가려고 몸을 일으켰고 후부키는 먼저 나가보겠다며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적어도 히로토는 알 수 있었다. 왜 후부키가 자기가 꾼 그 꿈을 어째서 이렇게까지 부정하는지...
"히로토 훈련 나가도 괜찮겠어? 몸이 안좋으면 쉬지 그래."
엔도는 히로토의 등을 두드려주며 말했다. 히로토는 상관쓰지 말라며 타츠야는 뭐하고 있냐고 물었지만 엔도는 눈치를 봐가며 히로토에게 귓속말로 대답했다. 발목을 다쳐서 당분간 시합으로 뛰기는 힘들거라고. 히로토는 속이 메스껍고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망할망할, 꿈도 재수없어서 가뜩이나 기분이 안좋아 죽겠어서 병원까지 갔다가 그녀석 얼굴을 다시 마주하러 훈련하려고 왔더니만 이번에는 그녀석이 아파서 빠지다니. 히로토는 머리를 벅벅 긁으며 얼굴을 찡그리며 스트레칭을 하기 위해 하이자키와 조를 짰다.
'정말로 꿈속의 내가 죽은걸까? 아냐 그럴리가 없어. 하지만 그녀석은 내가 죽었다고 했는데...'
그의 복잡한 머릿속을 헤집고 다니는 '키라 히로토', '키야마 타츠야'라는 이름들이 뇌속을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 다시 한 번 더 히로토는 쓰러지고 말았다.
-2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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