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발행했습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쓰는 자룡공명 분석글......
**두서없음 주의
**오로직 연의와 정사에만 몰두한다. 모든 사람들이 삼국지를 2차창작으로 만나지만(연의가 2차니까 이게 3차인가?) 나는 오로직 나관중과 정사만을 고집한다.
**40년 전통 할매국밥도 아니고 1800년 전통 할매국밥이라니
자룡공명. 그들은 대체 어떤 관계였을까?
먼저 조운을 보자. 이름은 조운. 자는 자룡. 사실 조운에 대한 설명은 그다지 없다. 나관중이 조운 삼애여서(최애 유비, 차애 관우) 조운 비중을 뻥튀기했다. 연의에서 보는 조운의 모습은 그야말로 백마탄 왕자님. 안그래도 잘생겼고 키크다는 설정인데 거기에 은색 갑옷을 입고 창을 들고 싸우며 공손찬이 이끌었던 부대는 백마였다고 하니 정말 백마탄 기사님이 따로없다. 물론 정사에서는 그다지 별로 조운에 대한 설명이 없다.
조운전이 300자 남짓밖에 안된다는 걸 알았을때는 내 가슴이 얼마나 찢어지던지.... 나관중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공식(정사)에서 1페이지도 안되는 조운 활약상을 이렇게 대서사시로 지을 수 있다니. 괜히 중국 명작으로 꼽히는게 아니다.
두서가 너무 길어졌다. 어쨌든 조운은 이렇게 젋은(중요) 장수에 실력도 좋고 욕심을 부리지 않으며 바른말도 할 줄 아는 올바른 청년 이미지가 있다. 유비도 조운을 처음 봤을때 너무 좋아했고 조조도 조운을 높게 평가했다. 그뿐이냐, 상산 조자룡하면 모두가 벌벌 떨었단 말이다. 조운은 그야말로 인간계에서 흠잡을 수 없는 초인에 가까웠다. 하지만 초인에 가까운 사람이 또 있었더라.... 그는 바로 그 유명한 제갈공명.
이름은 제갈량. 자는 공명. 별명은 누워있는 용이라 하여 복룡이라 불렸다. 제갈량에 대한 평가는 이미 차고 넘치다 못해서 하늘에 있는 제갈량도 이 평가를 보고 자기도 깜짝놀랄거다. 그정도로 사람들은 제갈량은 좋아한다. 특히 한국에서 제갈량을 좋아한다. 어디서 본 적이 있는데 중국은 관우를, 일본은 조운을, 한국은 제갈량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게 맞는 것 같다. 관우야 이미 중국에서는 신이고 조운은 올곧고 용감한 모습이 사무라이 모습이랑 맞아떨어졌나보다. 그리고 제갈량은 선비처럼 부채질하고 영리한 머리로 적을 꾀어내는게 한국 양반들에게 딱 맞아떨어지는 모습이다. 그래서 더 마음에 들어한게 아닐까.
또 잡설이 길어졌다. 여튼 자룡과 공명은 그야말로 선남선남이 만난거라 볼 수 있다. 연의에서는 조운 분량을 뻥튀기 해놔서 모든 장면에 조운이 있는데 그때마다 공명이 조운에게 명령하는 모습이 많다. 특히 이 투샷은 유비 사후에 더 많아지는데 유비가 죽으면서 어린 유선이 황위에 올라야하니 그 옆에 공명이 늘 보살펴주어야 했다. 친아비가 유비지 사실상 자길 키워준건 제갈량 아닌가. 집안의 일은 제갈량이 처리하고 집밖의 일은 조운이 처리하니 그야말로 둘은 부부가 따로없는거다. 유선을 키운건 자룡공명이 맞는듯하다.
시간순서가 아니라서 정말 미안하지만 갑자기 이릉 이야기를 해보겠다. 관우가 손권에게 죽임을 당해 분노한 유비가 동오를 쳐야한다며 난리 피우던 이릉. 다들 잘 알겠지만 이릉대전은 촉에게 너무 가혹한 싸움이었다. 조비는 눈 감고 구경만 하고 있겠냐고. 어떤 사람은 손권이 의리가 없다고 하는데 적벽때 손잡고 같이 싸웠던 동료가 갑자기 원수가 되다니 어이없지 않은가? 안타깝지만 이건 소년만화가 아니다. 정치사란 말이다. 정치에 의리고 뭐고 어디있겠냐. 지금 당장 내나라가 굶어죽게 생겼는데. 여튼 손권이 관우를 죽인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근데 유비는 의형제가 죽었다며 복수를 해야한다며 난리를 피우는데 여기서! 여기서! 여기서! 조운과 제갈량이 전쟁을 반대한다. 제갈량이 반대하는건 그럴 수 있다. 그 사람은 촉나라를 살려야하는 입장인데 황제가 갑자기 급발진을 하는데 당연히 멈춰야 하는게 신하의 의무 아니겠는가. 하지만 조운은? 솔직히 말해서 조운은 왕이 그러라고 하면 그래야하는 입장이다. 제갈량처럼 군사(군사라고 쓰는건 별로 좋지 않지만 일단 편의를 위해서 군사라고 하겠다.)가 황제의 뜻을 물리는거지 장군 한명이 황제의 말에 거역하다니.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조운은 그걸 했다는거다. 실제 역사에서도 둘 다 유비를 말렸다고 하니 조운의 올곧은 성격은 뻥튀기가 아니라는거다. 중요한건 이 두 사람의 의견이 합치되었다는건데 공명은 이때문에 자룡을 좋아한게 아닐까 싶다. 자룡은 장군치고는 너무 앞서지 않고 말은 고분고분 잘 듣는 사람인데 그럼에도 용기는 잃지 않고 그릇이 아주 작은 사람도 아니다. 아무래도 삼국지에는 개성이 뚜렷한 사람이 너무 많다보니 조운의 개성이 싱겁다고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제갈량은 이 싱거운 조운을 잘 다룬다. 제갈량이 이러라고 하면 조운은 아무말 없이 따른다. 군사님이 다 무슨 생각이 있겠거니 하고 전장에 가서 맨날 승리를 하고 오는 사람이란 말이다. 이러니 제갈량이 조운을 얼마나 좋아하겠나.
연의이야기를 조금 해보자. 연의에서는 제갈량의 위치는 그야말로 블랙기업에 들어온 유능한 신입사원인데 유비는 하루종일 공명선생 말만 듣는다. 관장형제는 말을 안듣는다. 진짜 유비는 사소한거 하나까지 제갈량에게 물어보는데 도대체 이녀석은 하는게 뭘까 싶을정도로 공명을 괴롭힌다. 일을 너무 많이 받아서 스트레스가 쌓였는데 동료사원들은 시기하고 질투하고 협조도 안해준다. 근데 또 어려. 제갈량은 어린 나이에 입촉하였으니 그야말로 블랙기업에 떨어진 유능한 신입사원이다. 이런 갑갑한 곳에서 숨통 틔이게 해준 사람이 바로 자룡이다. 이녀석만큼은 공명말을 듣는단 말이다. 이후에 황충, 마초가 들어오면서 둘만의 이야기는 점점 줄어들지만 황충이니 마초니는 사실 공명에게 있어서 조금 큰 장기말에 불과하다. 진정한 에이스는 조운이겠지. 거의 뭐 자룡이 공명의 멘탈케어해주는 사람이다. 옆에 있어주기만 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아까도 말했지만 유비 사후 이후에는 둘의 사이는 더 돈독해진다. 이제 촉나라 1세대 인물이 자룡공명밖에 안남았으니 더 끈끈해지는건 당연한거 아닌가. 손책과 주유도 손견 죽고 더 돈독해졌는데(얘네는 다르잖아요) 제갈량에게 남은 패라고는 이제 자룡밖에 안남은 것이다. 하루종일 조운 부르고 조장군! 조장군! 이러고 있다. 그럼 또 이녀석은 아무말도 안하고 그냥 묵묵히 입다물고 예 부르셨습니까. 하고 와서 작전 듣고 고대로 실행하고 만다. 사실 연의에서는 자룡공명이 문무에서 1인자로 그려지고 있는데 이걸 보면 나관중이 얼마나 조운을 사랑하는지 알 수 있다. 조운전에서는 기껏해야 조운의 활약이 아두 구한 것밖에 없는데 말이다. 여튼 자룡공명이 유선을 지극정성으로 키웠는데 흡사 그 모습이 학구열 높은 어머니와 올곧은 예절을 가르치는 아버지 같단 말이다아.......
이제 화제를 바꿔서 강유 이야기를 해보자. 잉? 갑자기 강유??? 이사람 뭐지? 싶지만 나는 지금 강유공명에 깊게 빠져있다. 심지어 연의 기준으로 강유를 자룡공명의 2세처럼 묘사하고 있다. 연의에서 강유는(내가 아직 정사 강유편을 제대로 못봐서 하는 말이다.) 문무를 골고루 갖춘 천상계까진 아니고 인간 중에서 1위정도로 보여지는데(드래곤볼로 비유하면 크리링같은 위치다) 공명은 강유를 영입하고 싶어서 아주 신이 났고 자룡도 강유의 솜씨를 보고 대단한 사람이라고 말하는데 그냥 둘이 애를 낳은 것마냥 이야기한다. 마치 자기 자식 자랑하는거마냥............... 공명은 강유를 영입한 후로 강유를 좋아하는데 자룡은 딱히 질투도 안하는 것 같다. 만약 강유가 정말 공명에게 있어서 특별한 사람이었다면 자룡이 조금이라도 질투를 했을텐데 아님 강유를 시기하던가 그런게 전혀 없다. 그냥 묵묵히 촉을 지탱해주는 장군이 되어 바깥일만 열심히 하고 있다. 정말..... 뭐랄까...... 유선은 선제가 남긴 희망이라서 열심히 키운 자식이라면 강유는 자기들이 정말 낳아서 키운 자식 느낌이다......................... 벌써 자식이 둘이 되었네^^;;;;;;
조운이 죽을때를 보자. 연의에서는 공명이 이미 자룡이 죽을 것을 암시했다고 하는데 이거만 봐도 나관중이 자룡공명파였고 공명이 조운을 너무 사랑했다는걸 알 수 있다. 소나무가 쓰러진걸 보고 자룡이 죽을 것을 암시했다고 하는데 여기서 이 소나무. 소나무가 의미하는걸 알아야한다. 소나무는 올곧고 청렴의 상징이다(소나무가 얼마나 비싼데 청렴의 상징이 된거지) 그야말로 조운에게 잘어울리는 나무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황제에게 안된다고 간언하고 향락에 빠졌다거나 여자를 밝힌다는 대목이 전혀 없다. 소나무같은 남자........ 조운 사망 소식을 듣자 공명은 울면서 오호대장군이 다 떠났구나! (난 이말도 마음에 들어. 오호대장 중에서 조운만이 남아서 마지막까지 촉을 위해 충성을 다 바쳤다는 뜻이니까...) 그러고 오른팔이 뜯겨져 나갔다고 하는데 우리는 부부를 표현할 때 내 반쪽이라고 한다. 오른팔은 없어서는 안되는 내 반쪽아닌가? 부부임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다. 나관중의 주옥같은 말 한마디 한마디가 이런 동인적인 해석을 만들어 내고 오타쿠를 미치게 한다.
각설하고 결론부터 말하고 자룡공명은 뭔가 있었다는 것만큼은 사실이다. 단순히 군사와 장군의 관계가 아니라 마지막으로 남은 1세대 인물, 엇비슷한 나이, 의견이 잘통하는 사이라는 점에서 둘은 분명 뭐가 있었을 것이다. 공명에게 자룡이란 좀 더 오래 쓸 수 있는 장기말이고 자룡에게 공명은 조자룡이라는 무기를 최대한의 힘으로 써줄 수 있는 사람이다. 비관적으로 보면 조운은 공명에게 이용만 당했지만 조운은 그래도 좋다는거다. 공명이 하는 말에는 다 무슨 생각이 있을거라 생각하며 살아왔다는거다. 아! 이 무슨 쇼윈도 부부란 말인가!
** 책유 관련 글도 써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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