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챠코와 페클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짧은 글
*보이드라 1화 이후, 2화 이전의 시점
*알펙과 챠코가 여행을 하면서 두 로드에게 쓰는 편지
포챠코님에게
포챠코님, 나야 챠코. 벌써 포챠코 왕국을 떠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네. 내가 없어서 다들 많이 당황하고 있을려나. 하지만 포챠코님이 있으니까 안심하고 여행을 할 수 있었어. 아루와 함께하는 여행은 꽤나 재밌어. 어디로 튈지 모르는게 꼭 포챠코님을 보고 있는 것 같아. 처음 아루를 봤을때는 뭔가 꿍꿍이가 있는게 아닐까 싶어서 경계도 했지만 생각보다 훨씬 착하고 좋은 아이었어. 명랑하고 햇갈같은 녀석이야. 조금 별난 구석도 있지만(하하)
포챠코님, 난 당신을 만나고 나서는 완전히 달라졌어. 만사가 다 귀찮고 따분한 나에게 국왕을 모시는 일은 할 수 없다고 생각했거든. 포챠코님과 함께 하는 일이 많아진 이후로는 나도 성격이 좀 바뀌었어. 자신밖에 몰랐던 이기적인 성격이 고쳐졌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이렇게 말로 고마움을 표시하는게 익숙하지 않아서 쑥쓰럽네. 글 쓰는 재능은 별로 없어서 제대로 전달이 되고 있는건지 잘 모르겠어. 포챠코님은 어때? 나와 함께 했던 시간이 즐거웠을까? 나와 같은 마음이었으면 좋겠다. 나는 정말 즐거웠어. 오히려 만나지 않았던 옛날이 생각이 안날만큼 행복한 시간이었어. 앞으로 이 여행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모르겠지만 난 앞으로 새로운 세계를 보고 싶어. 그걸 위해서 포챠코님이 나를 여행에 내보낸거라고 생각해.
아루와의 첫만남은 어땠어? 사실 난 처음에 포챠코님이 아루와 맞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했거든. 격식 없고 허물없는 그의 모습에 혹시라도 기분이 언짢으면 어쩌지 싶었어. 물론 포챠코님이 그럴 분이 아니라는건 잘 알고 있지만. 만약이라는게 있잖아? 아루와 함께 지내다보니 포챠코님과 닮은 구석이 꽤 많더라고. 어디로 튈지 몰라 눈을 뗄 수가 없는 점이라든가.... 오히려 페클님이 나와 닮은 것 같아. 서로 고생이 많네.
아루하고는 잘 지내고 있어. 허물없는 친구야. 사실 이렇게 친하게 지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매우 친한데 나도 이정도로 거리낌 없는 친구가 있어본적이 없어서 거리감을 잘 모르겠어. 포챠코님이라면 어떻게 할거야? 가끔 부끄러운 말도 서슴치 않고 해서 곤란할때가 있어. 갑자기 큰 소리로 '챠코는 대단해!'라고 할때는 나도 모르게 아루의 입을 막아버린 적도 있었어(하하) 물론 그게 아루의 좋은 점이지만. 아루와 함께 있으면 포챠코님과 함께 있는 것 같아서 더 친하게 지낼 수 있는 것 같아. 흑심 하나 없이 깨끗한 마음씨가 닮았거든. 맑은 눈동자를 보고 있으면 그만 포챠코 왕국이 떠올라버려서 눈물을 흘릴 때도 있었어. 이게 향수병이라는건가? 나도 아직 멀었나봐. 아루 앞에서 폼잡을때가 아니었네.
우리는 이제 턱시도샘 왕국으로 갈거야. 상쾌한 해안가 마을이라고 들었는데 어떤 곳일지 궁금하네. 선물도 잔뜩 사갈테니까 기대하고 있어. 그럼 또 편지 쓸게. 너무 밤 늦게까지 산책하지 말고.
당신의 프라가리아 챠코로부터.
p.s. 이 편지 절대 포챠코 왕국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안돼. 부끄러우니까.
***
페클님에게
페클님! 아루야~! 내가 편지 쓰는건 처음인 것 같다. 그치? ^ㅁ^
그동안 별일 없없지? 페클님이 말한대로 느와르 대륙을 여행하면서 중요한 물건을 전해주고 있어. 가장 먼저 도착한 왕국은 포챠코왕국이야. 그곳에서 포챠코님에게 물건을 건네주고 챠코를 만나서 같이 여행을 떠나고 있어! 엄청 즐거워!
포챠코 왕국은 바나나 아이스크림이 유명하대. 포챠코님이 좋아한다고 했던가? 그런데 챠코도 맛있게 먹는걸 보면 챠코도 좋아하는 모양이야. 페클님도 포챠코님을 본적 있어? 직접 보니까 훨씬 상냥하고 좋은 분이더라. 약간 나와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챠코는 포챠코님이 워낙 활동적인 분이라 성에 잘 안계신대. 이번에는 운이 좋아서 바로 만날 수 있었어. 챠코와 처음 만났을 때가 생각난다. 스케이트 보드도 엄청 잘 타고 국정도 잘 돌보는 천재같은 녀석이야! 프라가리아의 기사가 된지 나랑 비슷하다는데 나보다 훨씬 능력이 좋아. 본받고 싶을 정도야.
있잖아 페클님. 난 말이야 언젠가 하늘을 훨훨 날아다니고 싶어. 정말로 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정도로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뜻이야. 아직 내가 모르는 세계가 많잖아. 나는 그동안 페클왕국에서만 지냈으니까 시즈라든가 기사라든가 잘 몰랐는데 챠코를 만나면서 많은걸 알게 되었어. 페클님도 이걸 위해서 나를 내보낸거지? 더 넓은 세상을 보고오라고 말이야. 처음 찾아간 왕국이 포챠코 왕국이라 다행이야. 페클 왕국하고는 다르게 높은 건물들이 잔뜩 있었고 거리도 반짝반짝 빛날정도로 멋진 곳이었어. 우리 왕국은 그런 높은 건물보다는 논과 밭이 많아서 훨씬 느긋하고 잔잔했잖아. 여기는 안그렇더라고. 신기했어. 챠코가 왕국 구경을 시켜줬을땐 정말 재밌었어. 정말 관광온 느낌이어서 나도 들떠서 기념품을 잔뜩 사버렸어. 조만간 여행이 끝나고 페클 왕국으로 돌아가면 모두에게 선물을 나눠줄게!
챠코는 포챠코님의 프라가리아야. 나도 처음봤어. 챠코는 이미 나를 알고 있는 모양이었지만. 그런데 처음 만난 사람같지가 않았어. 그리운 친구를 재회한 느낌이었어. 말도 잘 통하고 나이도 비슷하고 기사로 지낸 경력도 비슷했어.(알고보니 나와 비슷한 시기에 기사가 되었대! 정말 신기하지 않아?) 그래서 더 이야기가 잘 통한걸지도 몰라. 챠코는 잠버릇이 꽤나 귀엽더라. 어제는 숙소가 없어서 노숙을 했는데 평소에는 쿨하고 멋진 챠코인데 잘때는 정말 귀엽게 자더라고! 춥지 않게 이불도 덮어줬어. 아침에 일어나서 이불을 보고는 괜찮으니까 이불 안덮어줘도 된다는 말을 들었을땐 조금 서운했지만....
그 이후로도 재밌는 일이 많았어. 같이 키도 재고, 발 사이즈도 재고, 손도 대봤어. 챠코는 손가락이 길고 예쁘더라. 나도 지지않을 정도로 크고 단단한데! 페클님도 알다시피 우리 왕국에는 아이들과 어르신들이 많았잖아. 내 나이또래는 별로 없었고. 그래서 우리 왕국에 시즈가 안나타난걸지도 모른다고 챠코가 그랬어. 남 눈치를 안보고 서로를 시기하고 질투하지 않는 순수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으니 시즈가 나타나지 않은건가봐. 혹시 내가 없는 사이에 시즈가 나타나면 어쩌지?! 그때는 주저하지 말고 바로 편지 써서 보내줘! 바로 달려갈게!
우리는 이제 턱시도샘 왕국으로 갈거야. 해안가 마을이라고 들었는데 바다를 볼 수 있을까? 듣기만 해도 시원하고 상쾌한 왕국일 것 같아. 또 기념품 잔뜩 사갈테니까 모두하고 기다리고 있어줘. 다음에 또 편지 쓸 수 있으면 쓸게.
당신의 프라가리아 알펙으로부터.
p.s. 이 편지 페클 왕국의 사람들에게도 다 보여줘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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